피할 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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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흥망성쇠가 최고 지도자의 영향력에 달렸음은 세계사가 잘 말해 준다. 개방정책으로 성공한 중국 역시 작은 거인 덩샤오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덩사오핑은 자본주의 성향의 주자파(走資派)로 몰려 두 번이나 실각했지만 1977년 복권된 뒤 1981년에는 군사위원회 주석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중국의 살길은 개방을 통해 자본주의 정책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고 생각한 덩샤오핑은 1970년대 후반 일본 전역을 순회하며 경제발전상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고 돌아왔다.

덩샤오핑이 본 일본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는 귀국 뒤 바로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했다. 특히 1979년 미국 방문 후에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유명한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주창하기도 했다.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잘만 살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앨빈 토플러가 ‘제3물결’을 쓴 것은 1980년이다. 그는 ‘제1물결’인 농업혁명은 수천년에 걸쳐 나타났고, ‘제2물결’인 산업혁명은 300년밖에 안 걸렸지만 정보화혁명인 ‘제3물결’은 수십 년 만에 역사를 휩쓸어 충격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확신했다.

결국 덩샤오핑은 다가올 미래사회를 정확히 예측한 셈이다. 물론 토플러가 강조한 것은 정보개방정책이다. 정보개방은 더 이상 순수한 정치적 관심의 대상만은 아니며 새로운 경제사회에 있어서 경제발전의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하지만 덩샤오핑은 중국이 ‘제2물결’을 단기간에 뛰어넘어 ‘제3물결’로 가는 토대를 마련했다. 마침내 중국은 성공적인 사회주의 개혁.개방 모델을 확립해 ‘제2물결’과 ‘제3물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북한 역시 개혁.개방의 초기단계에 들어갔다. 그러나 내부의 개혁의지는 불투명하다. 더구나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외부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對北) 경고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그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끊임없는 전쟁준비를 멈추고 경제회복에 집중하라”고 최후 통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덩샤오핑이 직접 지명한 후계자다운 모습이다. 결국 중국과 등지고 살 수 없는 북한의 입장이고 보면 선택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 북한이 거부할 경우 중국이 또 어떤 입장을 보일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의 자존심이 북한의 거부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이래저래 고립무원의 궁지에 빠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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