海警 헬기들, 격납고가 없다니
海警 헬기들, 격납고가 없다니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주해경 헬기들이 격납고가 없어 노천(露天)에서 눈과 비와 해풍에 노출되고 있다니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는다. 그것은 마치 자기집도, 셋방도 없는 사람이 고급 가구를 사들여 들판에 쌓아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제주해경은 우리의 영해 감시와 낙도 및 한라산 등에서의 신속한 조난구조를 위해 꼭 필요한 헬기 증편과 격납고 시설을 중앙에 꾸준히 요청해 왔었다. 이 중에서 다행히 헬기 신규 도입은 승인되었으나 격납고 설치 예산만은 반영이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해경은 지난 11일 85억원짜리 프랑스제 신형 헬기 1대를 도입, 이미 운영 중인 러시아제 1대와 더불어 2대의 헬기를 보유하는 데는 뜻을 이뤘으나, 결국 격납고는 실현시키지 못했다.

격납고가 헬기 도입보다 선행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동시에 설치돼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제주해경에 헬기 격납고가 없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우선 제주해경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격납고 시설 예산을 반영해 주지 않은 데는 중앙 당국의 책임이 더 크다. 원래 비행기와 격납고는 바늘과 실의 관계다. 헬기가 있으면 반드시 격납고가 있어야 하고, 격납고가 설치됐으면 거기에 입고시킬 비행기가 있어야 제 구실을 다할 수가 있다.

제주해경에 고가의 헬기를 두 대씩이나 보유케 해 놓고 격납고를 시설해 주지 않은 것은 무명실조차 주지 않고 바느질을 하라는 식이요, 셋방조차 없는 사람이 가구부터 사들여 들판에 두는 격이다.

제주도는 해풍이 강한 섬이다. 해풍만이 아니라 바람이 강할 때에는 이른바 해수(海水)현상이라는 것이 나타나 농작물.쇠붙이.기계류들을 고사시키거나 부식시키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격납고 없는 헬기를 노천에 둔다는 것은 제주에서는 방치에 가깝다.

헬기가 해풍.비바람.해수현상 등에 몇 년이고 계속 노출된다면 기체 및 엔진의 노후화와 부식을 초래해 안전 운항을 위협할 수가 있다. 초대형 태풍 때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대당 85억원의 거액을 들여 어렵게 도입한 신형 헬기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격납고의 조속한 설치가 필요하다.

제주해경은 계속해서 격납고 시설을 중앙과 절충해야 하며 정부 당국도 하루 빨리 해경의 요구를 들어 주어야 한다. ‘제주해경에 격납고가 없다’. 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