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판 풀브라이트 인적네트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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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저자인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씨는 “왜 오늘 로마를 쓰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하고 있다. “지성에서는 그리스인보다 못하고, 체력에서는 게르만족보다 못하고, 기술력에서는 에트루리아인보다 못하고, 경제력에서는 카르타고인보다 뒤떨어진 로마인들 이었음에도, 왜 그들만이 번영하고, 마침내 지중해 세계의 패자(覇者)가 되어 1000년 제국을 경영할 수 있었는가”라는 의문을 풀기 위해서 라고.

작가는 이에 고대 로마인이 후세에 남긴 진정한 유산은 광대한 제국도 아니고, 2000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서 있는 유적도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족이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상대를 관용으로 포용해 자신에게 동화시켜 버린 그들의 개방성이라며 나름대로의 정답을 내렸다.

‘영웅전’의 저자인 플루타르코스도 로마가 융성한 요인으로 패자(敗者)까지 포용해 자신들의 우군으로 동화시키는 로마인의 생활 방식이라고 단언했다.

개인이나 기업, 국가가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위해서는 우군이 절대 필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가족에서부터 친구, 지인, 지지자, 팬, 동맹국 등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우호적인 부류들이 다양하게 주위에 포진돼 있어야 한다.

로마인이 개방성과 관용을 자기들의 정체성화하는 데는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 이들은 싸움에 패한 이웃 도시국가들을 말살하지 않았다. 항복을 받아들여 강화를 맺고, 그 보증으로 지도자의 자제를 인질로 잡았다. 모두 청소년인 볼모들은 로마 각지의 유력자들 집에 보내져 교육을 받도록 해 로마의 동조자로 키웠다. 이들이 귀국해 자기 고장의 각 분야에서 활약하면서 로마의 든든한 우군이 된 것이다.

시오노씨는 이같은 교육 방식을 “로마인들이 생각한 ‘풀브라이트 장학제도’이다”고 언급했다. 풀브라이트 장학제도는 1946년 미국의 제임스 윌리엄 풀브라이트 상원의원의 제안에 따라 만든 장학금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학자·학생의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60년 한국지부가 설치됐으며 풀브라이트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유학한 국내 인사는 1000여 명에 이른다. 전세계적으로는 120여 개국 10만 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풀브라이트 장학생 중 노벨상 수상자는 2008년까지 모두 34명이다. 이들은 각자의 모국에서 다방면에 걸쳐 미국과의 관계에 긍정적인 기여을 하고 있을 것이다.

풀브라이트재단은 매년 10명 내외의 원어민교사를 제주도내 초·중·고에 파견하는 등 제주교육과도 인연이 깊다.

제주는 1%의 소수자로 인적·물적자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재외 제주인 포함해 ‘100만 제주도민의 대단결’을 외치고 있지만 그 수는 타 지방 2, 3개 중소도시를 통합한 규모에 불과하다. 로마인들이 2000년전에 로마판 풀브라이트 장학제도를 도입해 ‘친 로마인’을 양성해 지성적·체력적·기술적으로 열악한 태생적 한계를 극복해 대제국을 건설한 것처럼 제주도도 국제자유도시에 걸맞게 백년대계로 ‘친 제주인’을 키워 인적네트워크화해 우군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그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영어교육도시 내 각급 학교가 계획대로 시설되면 국내·외 인재들이 몰려들 것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만큼 해외명문학교 유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말(馬)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낸다’는 속담과는 다르게 기러기아빠들이 자녀를 제주로 보낼 것이 아닌가. 명문학교 유치에 도민적 역량을 더욱 결집해야 한다.

<고동수 교육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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