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원 들인 호접란 對美수출사업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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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 호접란 수출사업 포기·중단 촉구
道, 연내 30만본 수출계획…일정은 못 밝혀
제주도의회 농수산환경위 대책회의


호접란 대미 수출사업에 과연 희망은 있는가.
제주도가 1999년부터 도정 주요 역점사업으로 추진해 온 호접란 대미 수출사업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우고 있다.

제주도의회 농수산환경위원회(위원장 한정삼)는 1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회의실에서 호접란 재배농가, 제주도 및 제주교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호접란 수출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호접란 재배 10여 농가들은 “현 상태로는 호접란 수출사업은 성공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결론내렸다.

따라서 이들 농가는 “현재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호접란 58만4000본을 제주도에서 본당 3000원씩 매입, 생산비 보전을 해주고 호접란 수출사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특히 농가들은 “호접란 수출이 막히다 보니 부채만 늘고 있다”고 토로하고 “호접란 수출사업이 농가를 위한 사업인지 제주도나 제주교역을 위한 사업인지도 모르겠다”며 격한 어조를 써가며 “농가들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고 성토했다.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호접란 농가인 홍영호씨(북제주군 한경면)는 “개화시키기 위해 옮겨 심은 호접란은 10개월 이내에 처리해야 하는데, 호접란 수출이 안 돼 1년 이상 키우다 보니 호접란이 계속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수출 시기가 지났으나 아직도 수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조진용씨(서귀포시)는 “제주도에서 정책사업으로 했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기가 어렵겠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면 농가들이 다 죽는다”며 사업 포기를 요구했다.

이처럼 호접란 농가들이 제주도에 호접란 수출사업의 포기나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것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 농장의 시설 및 기술 부족 등으로 제주에서 생산된 호접란을 제대로 매입, 수출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농가들과 제주도가 밝힌 호접란 재배 및 처리실태를 보면 호접란 재배농가들이 2001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차로 재배한 수량은 총 76만5000본에 이르는데, 이 중 18만1000본만 수출됐을 뿐 나머지 58만4000본이 처리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들 호접란은 수출이 가능한 15개월 이상 생육된 것들이고 이들 외에 2차 재배된 생육기간 15개월 이하인 호접란 50만본까지 합할 경우 앞으로 농가들이 처리해야 할 호접란은 100만본을 넘는다.

하지만 제주도의 미국 현지 농장은 현재 포화 상태로 오는 11~12월 완공될 예정인 2동의 비닐하우스 신규시설 사업이 마무리되지 않고서는 당장 농가들이 재배하고 있는 호접란을 원활히 처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와 제주교역은 오는 21일부터 11월까지 미국 현지 농장의 호접란 10만본을 처분하고 LA 현지 농장 주변에 새로운 농장을 임대해 20만본의 호접란을 수용하는 등 앞으로 연내 30만본의 호접란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나 정확한 향후 일정은 밝히지 못해 농가들의 불만을 샀다.

한편 한성율 제주도의회 의원은 “이 시점에서 호접란에 대해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며 “호접란을 매입, 현지에서 폐기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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