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사업비 투입에도 실패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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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 불명확·협의회 해체 등 문제 노출

막대한 사업비가 투입된 호접란 대미 수출사업은 ‘장기적으로는 사업성이 좋다’는 제주도 당국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제주도의회와 호접란 재배농가들은 한결같이 실패작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실패 원인으로 호접란 재배기술 부족, 미국 현지 농장의 시설 미비 등을 꼽고 있어 호접란 대미 수출사업의 성패는 예견됐다는 지적이다.

호접란 수출사업은 제주도가 1999년 1월 호접란을 수출전략 작목으로 육성하기 위한 수출시범단지 조성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제주도는 이 추진계획 발표에 따라 2000년 호접란 수출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같은해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현지에 있는 호접란 농장 부지를 매입하고 이듬해인 2001년 3월 호접란 제주수출단지 참여 농가로 16농가를 확정하면서 본격적인 호접란 수출사업이 시작됐다.

특히 제주도는 호접란 대미 수출사업을 위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의 현지 농장 매입 및 시설 보완, 종묘 구입비 지원, 호접란 미국 수출경비 지원 등으로 총 62억3600만원을 투입했다.

올해에도 호접란 수출경비 지원 및 비닐하우스 시설비 등으로 31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 현재까지 16억원을 투입, 지금까지 총 78억여 원의 사업비를 호접란 수출사업에 쏟아부었다.

그런데 이처럼 제주도가 엄청난 사업비를 투입했음에도 호접란 수출사업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호접란 재배농가들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포기,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태에 이르렀나.

우선 그 이유로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주도농업기술원 등 관련 기관들은 호접란 재배기술 부족을 들고 있다.

제주에서 생산된 호접란은 육묘에서부터 총 15개월 정도가 되면 미국의 현지 농장으로 옮겨져 그곳에서 꽃을 피운 후 출하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기술 부족으로 미국 현지 농장에서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호접란은 꽃이 7~8송이 이상이 돼야 상품가치가 있으나 상당수의 호접란들이 5~6송이 정도밖에 꽃이 피지 않아 상품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미국 시장으로의 출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미국 현지 농장으로 수출하기 전 저온처리 및 시비관리가 미흡하고 수출과정에서도 과다 건조에 따른 손실이 발생했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미국 현지 농장으로 수출된 18만여 본 중 6600여 본만이 미국 시장에 판매됐을 뿐, 2만1000여 본은 품질 불량으로 폐기 처분됐으며 나머지 15만3000여 본은 현재도 재배 중이다.

또 하나의 원인은 시설 미비를 꼽을 수 있다.

당초 제주도는 지난해 7월 미국 현지 농장의 기존 비닐하우스 1동의 시설보완사업을 마무리한 후 호접란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8월까지 신규 비닐하우스 2동의 시설사업을 완료, 올 하반기에 호접란 수출사업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도 시설허가 지연 등으로 인해 완공이 오는 11~12월에야 가능하게 돼 수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호접란 수출사업의 주체가 불명확한 데다 호접란 재배 농가들로 구성된 수출협의체가 해체되는 등 호접란 수출사업 전반에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점도 부작용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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