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엔(円) 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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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오래 전부터 ‘100엔(円) 숍’이 유명하다.
각종 생활용품을 100엔 균일가로 판매하는 초할인판매점인 100엔 숍은 근검.절약이 생활화되어 있는 일본인들의 소비성향을 겨냥해 생겨난 것으로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4~5년 이상을 경기침체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는 요즘의 경우 100엔 숍은 일본인들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경제 상황의 일본에서 최근 ‘100만엔 숍’이 문을 열었는데 손님들이 떼거지로 몰려 큰 호황을 누렸다 한다.
미쓰코시(三越)백화점이 자회사들을 합병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도쿄에 있는 본점에서 24금(金) 사자조각품 등 56개 품목을 하루 동안 100만엔 균일가로 판매하는 100만엔 숍을 열었다는 게다.

100만엔이면 우리 돈으로 1000만원에 상당하는 것이어서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큰 액수다.
언뜻 경기가 안 좋고 특히 일본인들의 국민성을 생각할 때 장사가 되겠는가 생각해보지만 웬걸 그날 하루 백화점은 손님들로 미어 터졌다 한다.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수백여 명이 줄을 서 장사진을 이뤘는데 24금 사자조각의 경우 수십명의 신청자가 몰려드는 바람에 추첨을 해서 구매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초저가 상품과 초고가 상품이 동시에 잘 팔리는 이상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사실 이웃나라 얘기지만 따지고보면 우리라고 다를 바 없을 듯싶다.

우리의 경기가 너무 어려워 ‘안 쓰고, 안 입고, 안 바르고’의 자린고비 생활이 일상화되어가는 요즘인데도 고가 명품들은 없어서 못 팔 상황이라서 말이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스카치 위스키 제조업체인 시바스브라더스가 만든 ‘로얄 살루트 50년’은 가격이 병당 1200만원인데 최근 국내에 수입된 20병 중 벌써 절반 가까이가 팔렸다.

한 백화점이 추석선물로 내놓은 1000만원짜리 ‘1982년산 보르도 와인세트’도 큰 인기라고 한다.
모 홈쇼핑은 지난달에 최신형 외제 볼보 승용차를 판매했는데 딱 1시간 만에 무려 54대나 팔렸다.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서민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가진 것이 많고 여유가 있는 계층들의 고가 상품 소비행태를 굳이 탓할 필요는 없을 일이다.
어쩌면 추석을 앞두고 불우이웃돕기도 넉넉하게 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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