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노인의 이산가족 상봉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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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이 2년 만에 재개된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80대 90대 두 아버지가 26일 금강산에서 북한의 60대 아들과 딸들을 59년 만에 만나게 됐다. 제주시 일도1동 차재순씨(90)와 제주시 영평동 강범락씨(84)다.

차씨는 “그동안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탈락했는데 북에 있는 딸들을 만날 때까지만 죽지 말라고 빌었다”며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헤어질 때 피붙이였던 큰 아들 철수가 이제 61세, 할아버지로 불리는 나이가 됐다”며 만나면 무슨 말부터 할지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했다.

우선 그동안 몽매에도 그리웠던 가족을 마침내 만나게 된 차씨와 강씨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린다. 차제에 우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앞으로 계속적으로 이뤄지고 그 규모도 늘려, 면회상설화까지 성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산가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북측 가족과의 상봉을 애타게 기다리는 이산가족은 8만7000명에 이른다.

1988년 첫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후 12만7000명의 상봉 신청자 중 4만명이 이미 세상을 떴다. 사망자 수도 2004년 3570명, 2007년 4304명, 2008년 5626명으로 매년 10% 이상 크게 늘고 있다.

70대 이상이 76%를 차지할 정도로 상봉 신청자가 대부분 고령자인 까닭이다.

지난 1988년 이후 21년간 재회한 이산가족은 남북을 합쳐 2만117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가뭄에 콩 나듯 상봉행사를 가져서는 신청자들의 한을 풀기 어렵다.

지금까지 방법으로 남북 이산가족상봉을 한다면 8만7000명이 70~80년이 걸려야 다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차재순 할아버지의 말처럼 신청자들은 이제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며 죽음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남과 북은 이들의 고통과 눈물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문제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적극적으로 북과 협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북측에도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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