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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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도 있었고 실패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나를 지배하고 있는 건 성공과 영광의 기억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의 기억들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고록 ‘성공과 좌절’이 발간됐다.

회고록은 1부 ‘이제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와 측근들이 육성기록을 옮겨 적은 2부 ‘나의 정치역정과 참여정부 5년’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그는 봉하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려 서거했고, 그의 성공과 좌절은 이제 역사가 됐다.

▲그는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해 시류를 거역한 준비안된 개혁을 하려다 쑥밭이 되고 말았다며 절반의 미완성이라고 밝히고 있다.

‘준비 안 된 대통령’이라는 글에서는 “대통령 하지 마라. 너무 많은 금기들이 있고 위험한 직업이며 돈겲際?등 권력수단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전직 대통령.

무엇보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였기에 회고록은 인간적인 체취와 함께 무심한 정치역정을 느끼게 한다.

하긴 인생을 살다보면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 실패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실패는 뼈아픈 고통과 좌절을 안겨주었던 모양이다.

그는 또 스스로 “당정분리, 독선과 아집, 무리한 의제들, 말씨와 품위, 언론과의 싸움, 국민을 피곤하게 한 대통령, 적대적 정치문화”등을 오류로 꼽았다.

▲그러나 망자(亡者)의 회고록를 보는 산자의 마음은 녹록지 않다.

좌절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였던 ‘장자, 아내가 죽자 노래하다’라는 고사가 있다.

장자의 아내가 죽어 혜자가 문상을 갔는데, 장자가 술동이를 두드리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혜자가 나무라자 장자는 “아내가 죽었을 때에는 나도 슬피 울었소. 이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 것이오. 그러니 슬퍼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울음을 그친 것이오.”

장자의 고사처럼 회고록도 좌절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성공을 향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을 보며 술동이를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고 싶은 것은 그가 성공과 좌절이라는 짐이 없는 곳으로 갔기 때문이다. <김홍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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