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할 바엔
이왕 할 바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아인슈타인이 학생들을 상대로 낸 논리문제 중 하나다.

‘두 사람이 동시에 굴뚝을 통과해 밖으로 나왔다. 한 사람은 얼굴과 온 몸에 시커먼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다른 한 사람은 깨끗했다. 누가 먼저 샤워실로 달려갈까요’

더러운 사람으로, 깨끗한 사람으로 답한 학생도 있었지만, 모두 정답이 아니다.

애초에 말도 안 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함께 굴뚝에서 나왔는데, 어떻게 한 사람만 깨끗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게 그 논리다.

▲그러면 이 논리를 경제 원리에 적용하면 물론 정답은 나올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도 결과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딱 떨어진 답이 없는 탓에 경제 원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른 분야와 달리 돈과 관련된 각종 운동을 추진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래서 경제 관련 운동은 무엇보다 그 집단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

결과에 근거한 파괴력 때문이다. 1997년 IMF당시 금 모으기 운동이 세계가 놀랄 정도로 성공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당시의 경제심리 못지않게 밑바탕에는 범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운동의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 운동으로 모아진 금이 21억3000여 달러에 이르는 237t, 참가인원만 고사리 손에서 큰손에 이르기까지 349만명에 달했으니, 엄청난 파급효과가 아닐 수 없다.

▲최근 감귤 열매솎기 운동이 제주도내에서 한창이다. 올해 산 노지감귤의 결실상태를 관측 조사한 결과 적정선보다 9만6000t가량 웃돌 것이란 전망에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행정시 등은 이 운동에 사활을 걸 정도다. 그래서 공무원과 자생단체들은 이달 말까지 최소 1회 이상 일손 돕기에 참여하기로 하고 대대적인 열매솎기 운동을 전개 중이다.

하지만 상당수 농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에도 불구하고 무임승차하려는 농가도 더러 있다는 소식이다. 물론 강제적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이 운동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누구에게는 엄격한 잣대로 열매솎기 작업을 하면 안 된다.

그저 목표량만 달성하면 될 것이라는 순진한 발상으로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고, 결국에 가서는 경제 원리를 거역한 졸작이라는 비난마저 면치 어려울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송용관 남부지사장 겸 남부취재본부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