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대장균 수돗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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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균이 검출되고 있는 어승생 수원 원수(原水)가 아직까지도 정수(淨水)처리되지 않은 채 남.북제주군 2개 지역에 상수도로 다량 공급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다. 자치단체가 주민들의 건강 생활에 그토록 소홀해도 되는지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현재 제주도는 하루 8400t의 어승생 수원 원수를 제주시에 3500t, 북제주군에 4500t, 남제주군에 400t씩 상수도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제주시는 뒤늦게나마 지난 2일 정수처리시설을 갖추었지만 나머지 2개 군은 지금도 정화되지 않은 원수를 그대로 식수로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지난 2일 이전까지는 3개 자치단체 모두가 그토록 많은 ‘대장균 상수도물’을 각 가정으로 보내 마시게 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럼에도 당국이 그러한 사실을 주민들에게 알려 물을 끓려 마시게 하는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무책임한 처사로 나무람을 받아 마땅하다. 물론, 그렇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물을 끓려 마시거나 가정용 정수기를 쓰는 가정들이 있지만 수돗물을 신뢰하고 그대로 마시는 가정도 많다는 점에 당국이 유념, ‘대장균 수돗물’의 실상을 알려줬어야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어승생 수원 원수의 경우 100㎖당 대장균이 연평균으로 38개의 적은 수에 불과해 1등급수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수질검사 시기에 따라서는 그 수가 50~80개까지 검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먹는 물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당국자는 더 잘 알고 있다.

어승생 물이 말 그대로 1급수라 하더라도 수질의 실상을 사실대로 소상히 주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리고 조속히 정수처리시설을 갖춰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자치단체들이 처한 재정난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예산 때문에 사업을 미루거나 그냥 넘어갈 성질의 것이 결코 아니다.

제주시 예를 보면 지난 2일 준공된 배수.여과.약품소독을 할 수 있는 정수처리시설에 3억여 원이 들었다고 한다. 아무리 재정이 어렵고, 여건에 따라 그 이상의 막대한 예산이 들더라도 국고 지원 요청, 불요불급 사업 선별 등 방법을 찾으면 가능할 줄 안다. 주민 건강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 꼭 정수처리시설을 하루라도 빨리 마련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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