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보상, 이젠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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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 제주도 농업인단체 협의회장
재해보상 비현실적 전혀 도움 안돼
보상 기준 현실성 있게 재설정해야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기상관측 사상 최고 기록인 순간최대풍속 초당 60m의 강풍과 집중호우를 몰고 온 태풍 ‘매미’로 인해 비닐하우스가 날아가고 엄청난 면적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제주농촌지역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감귤에 이어 농가 조수입이 가장 많은 감자의 경우 전체 파종 면적의 80% 이상이 폐작 위기에 처해 있다.
콩과 당근도 마찬가지다. 콩과 당근 역시 전체 파종면적의 절반 정도가, 양배추는 70%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감귤을 비롯한 대부분의 농작물 소득 감소로 어려움이 많은 농가들이 이제는 복구에 따른 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곤혹스러움에 빠졌다.
이번 태풍은 아직도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은 태풍 ‘루사’를 떠올리게 한다. ‘루사’로 인한 피해가 채 가시기도 전에 몰아닥친 태풍은 농촌지역을 다시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농민을 더욱 울리는 것은 다름 아닌 재해보상이다. 지금의 재해보상은 농민들을 더욱 아프게 할 뿐만 아니라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농작물 침수피해의 경우 복구비는 평당 대파비 367원과 비료대 16원, 그리고 약간의 농약 지원이 전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더라도 이 정도의 지원으로는 실질적인 재해보상이 안되리라는 것쯤은 정책입안자나 실무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전시행정인가. ‘무엇을 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더군다나 태풍의 피해가 가장 많은 비닐하우스의 경우 찢기거나 날려버려도 이에 대한 보상은 한푼도 없다. 행정기관에서는 농림부의 지침이라며 아예 피해신청도 받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보상정책인가. 재해보상의 기준을 더 형평성 있게 설정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에 따라 필자는 정부가 소극적인 재해보상정책에서 탈피해 효과적인 복구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재해보상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주장한다.

아울러 제주도 전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현실적인 지원대책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과잉생산이 우려되는 작물들을 다시 재배토록 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대파 작목 선정에 철저를 기하고 현장 농정을 통해 농민들이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진정 실의에 빠진 농민들을 위로하고 재기의 의욕을 불어넣는 길은 빠른 재해복구와 현실적인 재해보상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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