難局과 亂國
難局과 亂國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난국은 한자어에 따라 몇 가지 뜻을 달리한다. 먼저 많이 사용되는 난국(難局)은 어려운 국면을, 난국(亂國)은 질서가 문란한 어지러운 나라를 일컫는 말이다.

전자는 흔히 겪는 일이어서 그런대로 수습하기가 쉽지만, 후자에 이르면 여간해서는 해결이 어렵다. 전자는 부분적이나 후자는 소위 범국가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현실 역시 후자로 치닫는 느낌이다.

하긴 난국(難局)도 ‘총체적’이 되면 걷잡지 못해 파국을 면치 못하게 된다. 하물며 난국(亂國)에 처한 사회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정치는 국민을 잘살게 하는 데 있다. 물론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 잘살면 더 잘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지금 많은 국민들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욕심보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삶에 지쳐 있다. 최소한도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점점 흔들리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문제가 최악에 달해 이른바 20~30대 백수(白手) 천국이다. 그나마 가까스로 직장을 얻는다 해도 주택문제, 자녀교육문제, 사오정(45세 정년)의 위기감에 짓눌려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지나친 경쟁사회로 과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도시 서민들의 사교육비 부담 역시 말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 낳기를 꺼리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한 달 수입의 대부분을 자녀 교육비에 쏟아부어야 할 처지이고 보면 출산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우선 젊은이들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정상 출산율을 유지하는 나라라야 한다. 청년실업난 해소와 무너진 공교육 회복은 그 전제조건이다. 젊은이들이 살기 싫은 나라가 아닌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여건만 되면 이민을 가겠다는 젊은이들이 많은 나라, 정말 걱정이다. 정치, 경제, 교육 모두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끌어올려야 한다. 당장 실업난과 교육문제만 해결되도 떠나고 싶은 나라는 면할 수 있을 것이다.

꿈과 희망이 있는 나라.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던져진 절체절명의 과제다. 이제 아집과 정쟁을 버리고 살기 싫어 이민가고 싶은 나라가 아닌 살기 좋아 이민간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는 나라를 만드는 일에 몰두해야 한다. 정치권은 오늘의 사회가 난국(難局)을 넘어 난국(亂國)으로 가고 있음을 통감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