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成, 正日, 正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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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성씨를 뺀 이름은 대부분 두 개의 한자(漢字)로 지어졌다. 그럼에도 이름에는 매우 어려운 한자가 동원되기 일쑤다. 심한 경우 소옥편(小玉篇)에는 아예 없고, 대옥편이나 대한한사전(大漢韓辭典)쯤 뒤져야 겨우 찾아낼 수 있는 한자들이 많다. 단 두 자뿐인 우리의 이름들이 어째서 그토록 어려운 한자만 골라 쓰는지 모르겠다.

그 이유는 미묘 복잡한 동양의 작명법에 있을 듯하다. 작명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오행(五行)과 획수를 따지고, 사주팔자를 따진다. 어디 그뿐인가. 고조-고고조 등 선대(先代)는 물론, 동고조(同高祖) 8촌의 이름 글자가 끼지 않았는지까지 살핀다. 그러다보니 골라낸 한자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북한 김일성(金日成) 수령 3대의 이름은 유별나다. 그의 부자 이름에는 똑같이 일(日)자가 들어 있다. 그런가 하면 김정일 부자 이름에도 정(正)자가 있다. 일성(日成) 정일(正日)은 그렇다치고, 정일(正日)-정남(正男) 등은 이름만 보아서는 부자가 아닌 형제에 다름 없다. 정일-정남-정철-정운 등, 한자음만으로도 정자 돌림의 4형제 같다.

남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이한 작명이다. 이들의 이름을 뜯어보면 수령은 국방위원장에게 자기의 ‘일’자를 세습했고, 또 국방위원장은 아들들에게 자신의 ‘정’자를 세습했다. 그들 3대에 걸친 이름자 세습이 정권 세습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동키호테적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북한 김씨 집안에서 3대째의 정권 세습을 벌써 준비하고 있는 성싶다. 내년 2월 16일이면 62돌 생일을 맞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를 세우기 위해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는 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김정일은 큰아들인 정남을 후계자로 점찍었다는 추측들이었으나 일본 밀입국 사건 이후 셋째 아들 정운으로 바뀌었다는 관측들이다.
소식통들은 그 근거로 지금 북한에서는 김정운을 “샛별 대장”으로, 그리고 그의 생모 고영희를 “평양의 어머니”로 부르면서 위대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한 집안에서 3대째 일국을 강권 통치할 인물이 나올는지는 미지수지만 과연 김일성 3세손(世孫)의 세습 정권이 무사할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김일성의 유훈통치를 김정일이 극대화하듯이 김정운도 후계자로 확정되면 아버지의 유훈통치를 고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직하다.

이름자를 세습한 것도 그들 이외에는 아무도 모를 저들만의 암호일 수 있다는 의문이 간다. 혹시 그것은 최소한 그들의 정권 세습과 유훈통치를 위한 상징적 의미가 아닐지 궁금하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만약 북한 정권 세습이 김일성 손자에게까지 이어진다면 그만큼 통일은 멀어진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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