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마을 뜨는 동네-제주시 학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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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가격표시제'로 고객 유치 노력
하루 평균 2만명 찾아
젋은층 해방구 역할
제주시 최고 상권지대
즐길거리 상대적 부족


서울 동숭동에 있는 대학로에 가면 독특한 청춘의 문화를 만날 수 있다. 제주에서는 젊음을 대표하는 장소를 꼽으라면 거의 모든 사람이 제주시청 서쪽에 있는 ‘학사로’를 주저없이 택할 것이다.

대학생들은 물론이고 10대 후반부터 20대 연령층의 청춘들에게 제주시청 일대는 해방구다.
학사로는 통상 제주시청 서쪽을 기준으로 광양로터리 남쪽부터 도남오거리에 있는 제주시농협 북쪽까지를 일컫는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이곳은 2000년 제주시가 젊은층과 대학생이 밀집하는 장소라는 특성을 살려 학사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학사로는 제주대학교와 제주산업정보대학, 제주여중.고, 중앙여고, 신성여중.고, 제주상고 등 각급 학교의 주요노선이자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5.16도로의 연장선상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만남의 장소로 각광받으면서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업소들이 하나둘 등장, 새로운 상권을 형성하게 돼 지금은 제주시 핵심상권의 하나로 떠올랐다.

하루 평균 2만여 명이 학사로를 찾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젊은이들이 학사로를 즐겨 찾는 이유는 또래문화와 자신들만의 ‘끼’를 마음대로 펼칠 수 있다는 점,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420여 개의 업소가 위치해 있는 학사로의 고객은 10대와 20대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제주시청 공무원은 물론 30대 직장인 사이에서도 저렴한 먹자골목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이곳을 찾는 세대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1980년대에 대학생활을 했던 조철완씨(35)는 “학사로를 찾을 때마다 학교를 다닐 때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 자주 찾게 된다”며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청춘의 문화를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을 찾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곳 업소 대부분이 유흥업소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즐길거리가 빈약해 소비문화만 있 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시각도 있다.
강유진 이도2동장은 “새벽에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단속하다 보면 청소년들이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한 채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상황을 여러 번 목격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골목골목마다 주차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도로 혼잡과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학사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동안 학사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상인들과 주민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학사로가 지금까지 제주의 청춘문화를 대변하는 장소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지만 진정한 젊음의 문화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소비문화가 아닌 창조적인 문화의 조성을 통한 ‘신 학사로’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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