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맑은 물이 흐르고 은어와 숭어 등 각종 물고기가 뛰노는 하천이란 그리 흔치 않다. 자칫 도시개발의 논리에 밀려 영원히 자취를 감춰버릴 뻔했던 제주시민들의 마음의 고향 산지천이 비록 옛모습 그대로는 아니나마 다시 생명력을 되찾은 것이다.
장년(長年)들에게 옛 산지천은 마음의 고향이었고, 청소년들에게는 옛이야기 속의 하천이었다. 이제 비로소 어른들에게는 유년시절의 추억을 더듬는 하천으로, 청소년들에게는 꿈과 낭만을 키우는 도심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산지천 복원은 회색빛 도시화가 문명의 혜택의 전부가 아님을 새삼 일깨워주는 산 교훈이 되고 있다. 자연이 주는 고마움이 얼마나 지대한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절감케 하는 산 교육장이 되고 있다.
다만, 복원된 산지천을 보면서 아쉽게 생각되는 점은 좀더 옛모습을 되살릴 수는 없었을까 하는 하는 것이다. 과거 산지천의 샘솟는 용천수는 인근 시민들의 식수원이었고, 용천수 아래는 빨래터가 자리잡았었다.
샘물과 빨래터까지 복원했더라면 당시 시민들의 애환도 함께 더듬어 볼 수 있는 더 훌륭한 역사의 현장이 됐을 텐데 안타깝다. 특히 빨래터를 재현하는 일은 앞으로 검토 과제로 남겨두는 게 좋을 듯 싶다.
모든 시설물이 그렇듯이 다시 태어난 산지천 또한 환경이 훼손되고 오염되지 않도록 잘 가꾸고 보존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늘 맑은 물이 흐르게 하고 더 많은 물고기가 서식하는 도심속 명물 하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제주시의 끊임없는 산지천 관리와 시민들의 산지천 사랑이 절대 필요하다. 평소 남수각 등 상류 하천관리에 철저를 기해 집중호우시 산지천이 오염된 물로 뒤범벅이 되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다.
산책객들이 먹다 남은 음식물과 휴지 등 쓰레기를 산지천에 버리는 행위 역시 절대 금물이다. 시민 모두가 산지천을 하나의 분신으로 생각하고 오염원 예방에 솔선수범해야 한다. 그래야 항상 쾌적한 시민 휴식공간과 관광명소로서 뿐 아니라 생태하천 보호의 산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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