進退兩難인 국제자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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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자유도시가 진퇴양난(進退兩難)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정부가 전국 주요 지역에 이른바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건설’이라는 대역사(大役事)를 추진하게 됨으로써 앞으로 상당 부분의 국가재정이 그곳에 우선적으로 집중시키게 될 것이다. 이럴 경우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국비지원에 따돌림을 받을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김포.송도.영종도와 부산항만.광양만 등의 배후지를 경제특구로 개발키로 한 데 이어 이번에는 김포 경제특구에 국제금융도시를 조성한다고 밝혀 엄청난 국가재정 투입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김포 국제금융도시사업의 극히 일부분인 토지 매입과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 데만도 2조5227억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여기에 60층짜리 초고층 금융빌딩 3~4개를 포함한 주요 사업들을 감안하면 김포 경제특구만을 위해서도 막대한 정부 재정이 필요하다.
하물며 김포 이외의 경제특구인 영종도.송도.부산항만.광양만 배후지 개발까지를 포함하면 여기에 쏟아 부을 국고(國庫)는 가히 천문학적 숫자에 이를 것 같다. 이러한 와중에 제주국제자유도시 계획상 2011년까지 투자하게 된 7조2507억600만원의 국고지원이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
지금 제주국제자유도시에는 바야흐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고 보아야 한다. 당초 제주도는 외국의 국제자유도시들과 경쟁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주변 여건이 너무나 달라지고 있다. 외국과의 경쟁이 아니라 국내 5개 경제특구와도 어려운 경쟁을 벌여야 하게 되었다.
우선 국고지원 받기부터 경쟁해야 한다. 만약 여기서 실패하면 일이 매우 어렵다. 어디 그뿐인가. 민자유치 경쟁도 함께 벌여야 한다. 다행히 국고지원 경쟁에서 견뎌내더라도 경제특구들과의 민자유치 경쟁에 실패한다면 만사 허사다.
무엇보다 우리가 크게 우려하는 것은 국내 도시들과의 민자유치 경쟁에서도 제주도가 불리하게 모든 여건이 변해버렸다는 점이다. 어쩌다가 국제경쟁은 둘째치더라도 국내경쟁까지 어렵게 돼 버렸는지 혼란스럽다.
제주도 등 자치단체들과 각급 의회, 관련기관, 도민까지도 ‘어떻게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정부예산 투쟁과 민자유치를 위해 특별기구라도 마련, 미리부터 적극 대처하지 않았다가는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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