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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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무형자산의 브랜드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수산물 등 지방 고유 특산물에 의존하던 데서 나아가 고래, 진흙, 나비 등 토종 상징물과 동.식물 등을 브랜드화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 수입을 증가시키려고 하는 데 있는 것이다. 즉 지자체 혹은 관광지를 매력을 지닌 상품으로 인식시킴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게 하는 데 이미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북 무주군의 ‘자연의 나라, 반딧불이의 나라’와 전남 함평군의 ‘나비와 꽃의 세계’는 지역이미지 설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무주군은 개똥벌레(반딧불이)를 지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설정하고 관광자원화하는 데 성공,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던 함평군도 지역 어디를 가더라도 친숙하게 만날 수 있는 나비를 지역상징물로 특화시켜 올해 나비축제에 140만명이나 방문했고 지역특산물에도 나비를 적극 활용하여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외에도 울산시는 고래잡이 기지였던 장생포항을 내세워 최근 ‘2005년 IWC(세계고래총회)’를 유치하는 데 성공, 이를 통해 100억원 이상의 관광 수입과 친환경도시로 이미지 제고를 기대하고 있고, 충남 보령시의 ‘보령 머드축제’는 진흙이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축제 기간 중 106만명의 내.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274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순창군과 구례, 곡성 등 전남.북 4개 지자체는 장수 고장의 이미지를 지역경제의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장수벨트’ 구축사업을 함께 벌이고 있다.

이처럼 독특한 이미지로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곳도 있지만, 올해 초 경북 동양대 이재철 교수가 전국 86개 지자체의 이미지를 조사.분석한 자료에 보면, 86개 시.군 가운데 35개(41%) 시.군이 자연환경을 주제로 삼았는데 대부분이 ‘청정의 고장’, ‘자연과 역사가 살아 있는…’, ‘물 맑고 인정 많은…’, ‘자연이 아름다운’ 등 이미지가 너무 포괄적이고 막연했고, 몇몇 지역은 ‘문화와 관광의 고장’, ‘아름다운 예향의 도시’,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등 막연한 표현을 사용했으며, ‘밝은 미래’, ‘풍요로운…’, ‘희망찬 미래…’ 등 추상적인 이미지를 제시한 지역도 적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추억과 낭만,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해양관광도시’는 너무 많은 이미지를 한꺼번에 전달하려 해 초점이 분산되고, ‘세계적인 동굴도시’, ‘하늘과 땅이 만나는 오직 한 곳’, ‘한반도의 중심’, ‘21세기 세계적인…’ 등은 비록 차별화된 표현이지만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떨어지며,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아름답고 푸른 청정녹색도시’, ‘푸르고 맑고 깨끗한 아름다운…’ 등은 너무 문장이 장황해 기억하기도 어렵고 효과적인 이미지 전달에도 실패한 것으로 이 교수는 지적했다.

각 지자체가 올 6월 말까지 특허청에 등록한 상표가 3322건에 이르고 있어 브랜드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 제주는 어떤 브랜드를 출원했고, 제주를 보다 잘 알릴 수 있도록 차별화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일까?

홈페이지를 살펴본 결과 제주도는 ‘세계를 향한 제주’, 제주시는 ‘사랑받는 세계인의 도시’, 서귀포시는 ‘꿈의 도시-서귀포에서 멋진 추억과 낭만을’, 북제주군은 ‘세계로 미래로 도약하는 북제주군’, 남제주군은 ‘한국 최대의 감귤 주산지, 국토의 최남단, 전국 제일의 관광지 남제주군’으로 각각의 이미지를 설정하고 있는데, 대체적으로 이미지가 너무 포괄적이고 막연해 추상적인 느낌이 든다.

지자체를 알리는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는 그 지역의 역사, 문화 및 비전화된 미래 등을 부각시켜 인지도(brand awareness)를 높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그후 시장별 이미지 차별화 전략이 뒤따르는 동시에 뚜렷한 이미지를 상징물로 유형화해 로고화하는 작업도 병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따라서 지자체별로 기존 이미지에 대해 심도있게 재검토를 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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