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하는 광역상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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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지하수를 이용한 전지역 상수도 벨트화를 위해 우선 제1단계 사업으로 1995년 동부지역 광역상수도 사업에 착수, 2000년까지 모두 마친 바 있다. 여기에는 총 사업비 1310억원이 투입돼 80개 지하수공을 활용할 가압장 4군데, 정수장 5군데, 관로 137㎞를 설치함으로써 1일 13만5000t의 용수공급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이 1단계 사업인 동부 광역상수도는 완공 후 2년이 되었으나 실제로 1일 용수 공급량은 생산 가능량의 16.2%에 불과한 2만2000t뿐으로 한심할 정도다. 이유는 각 시-군별로 마련해야 할 중간시설들을 갖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부 광역상수도가 생산해 낸 1일 13만5000t의 물을 제대로 공급받으려면 4개 시-군에 모두 13개의 중간 배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마련된 배수지는 총 6개로 아직도 7개소가 부족한 실정이다. 제주시만이 계획된 3곳을 모두 시설했을 뿐, 아직도 서귀포시와 북제주군에 각각 2군데, 남제주군에 3군데가 미설치 상태로 남아 있다. 예산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물론, 시-군들은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미설치된 중간 배수지를 설치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는 빨라야 2005년쯤 마무리될 것이라는 소식이어서 상수도 광역화 사업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아직도 몇 년을 기다려야 할 판이다.
하기는 배수지 시설에 워낙 거액이 들어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군들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서귀포시의 경우 나머지 배수지 두 군데를 설치하려면 30억원 가까운 예산이 필요하며, 남제주군도 3군데 배수지를 설치하는 데 40억원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것은 북군의 경우도 액수에 차이는 있겠지만 거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결코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국제자유도시 추진, 관광객 급증 등으로 용수 수요량이 날마다 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배수지 시설을 앞으로 3년 이상 더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해당 시-군들은 예산난 속에서나마 다른 사업들의 우선순위를 재점검, 불요불급한 사업들을 가려내 다음으로 미루더라도 배수지 시설만은 앞당겨 광역상수도를 기대 이상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서부지역에 대한 제2단계 광역상수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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