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관광객 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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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에서 대표적인 ‘못믿을 통계’로 흔히 감귤생산량을 든다. 관련 기관마다 제각각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니 그러한 불명예는 당연하다.
관광객 통계 역시 못믿기로는 도리어 감귤 통계를 뺨치고 있음이 최근 밝혀졌다. 그러니 감귤정책이 그렇듯 관광정책 또한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조사 기관-방법에 따라 관광객이 연간 100만명이나 차이가 난다면 이는 없음만 같지 못한 통계다. 올바른 관광정책을 위한 통계가 도리어 잘못된 관광정책쪽으로 오도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제주도관광협회가 집계한 해-공항 입도관광객 수는 33만2417명이었다. 그러나 관광협회 의뢰에 의해 용역을 수행중인 제주대학교 관광경영경제연구소가 항공사 관광객 집계자료와 선박 표본조사를 토대로 산출한 관광객은 22만2320명이다. 조사기관에 따라 한달 사이에만 무려 11만명이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조사기관간 통계 수치는 비단 지난해 11월뿐 아니라 1년을 통해 월별로 최저 8만명에서 최고 12만명까지 차이가 난 모양이다.
어느쪽 통계가 엉망인지 아직은 속단할 수 없지만 잘못된 쪽의 것은 통계가 아니라 바로 주먹구구만도 못한 짐작에 불과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편을 예로 든다면 관광협회의 조사방법은 성수기와 비성수기에 따라 탑승객의 89.5%와 81%를 관광객으로 보는 식이다. 반면 항공사는 항공권 발권 방법과 발권지역을 자료로 관광객을 분류하고 있다. 조사기관간 연간 관광객 100만명이라는 믿어지지 않는 격차는 이렇듯 조사 방법상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임이 분명하다.
어느 조사 방법이 옳으냐는 문제는 둘째 치고, 관광협회가 1989년부터 ‘탑승객 몇%는 관광객일 것이다’라는 지레짐작으로 10년 넘게 통계를 잡아 왔으니 세계적 관광지라는 말이 쑥스럽다. 최소한 관광협회와 해-공항측이 서로 유대를 가져 각각 갖고 있는 자료를 종합 분석했더라도 관광통계는 훨씬 사실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뒤늦게나마 관광협회가 전문 기관에 의뢰, 관광통계방법 개선을 모색하고 있어 다행이다. 이번 기회에 과학적인 관광객 통계방법을 새로 개발, 정책 수립의 혼선을 막아야 한다. 지금까지 관광객 통계가 이럴진대 관광 수입 등 관련 통계 또한 얼마나 잘못되었겠는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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