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으로 정장 차림을 한 산을 바라보면, 봉우리들의 균형미와 단풍색의 조화에 숨을 죽이게 된다. ‘아름다움의 극치인 조화가 미적 쾌감을 완벽하게 표출시킨다’는 사실은 탐스럽게 익어가는 만산홍엽으로부터 절감할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세상과의 조화 속으로 녹아 들어갈 때 비로소 아름답게 완성된다. 인위적인 조화는 변화무쌍한 색채의 다변화를 이용한 불꽃놀이 향연에서 찾을 수 있다. 폭발음을 타고 사방팔방으로 퍼저나가면서 채색을 뽐내는 원모양에서 미적 극치를 음미할 수 있다.
한 여름에 밤하늘을 형형색색의 빛으로 수놓는 불꽃축제의 진면목을 장식하는 ‘제주 국제불빛축제’를 제주 명품 브랜드로 애드벌룬(ad-balloon)을 띄울 수 있으면 어떨까?
이 불꽃 향연을 다채롭게 진행하기 위해 해수욕장 주변에서는 해군군함과 수많은 배들을 이용한 해상 퍼포먼스, 제주특산품 잔치, 한여름밤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제주도 일원에는 불빛시티투어를 위시한 각종 토속잔치를 벌리게 되면 제주에서 이글거리는 희망의 불꽃을 향해 수많은 관광객이 운집할 것이다.
불꽃의 자태는 화약, 특정 색깔을 표출하는 원자을 포함한 화합물, 그리고 산소를 공급하는 산화제 등에 의해 탄생된다. 화약은 상공으로 향하게 하는 추진력과 함께 빛을 내게 하는 에너지원이다. 특정한 색깔을 발하는 원자가 산화제에 의해 연소할 때 불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전자가 들뜬상태로 된다. 이 전자가 처음의 낮은 에너지 상태인 바닥상태로 돌아간다. 이 때 여분의 에너지는 빛의 형태로 방출되며, 화려한 색깔이 창공에 등장한다.
감탄과 함께 감동의 물결이 출렁이게 하는 밤하늘 마술의 주인공인 원자는 다양하다. 즉, 리튬은 심홍색, 나트륨은 노란색, 칼륨은 연보라색, 루비듐은 적자색, 세슘은 파란색 등을 뽐낸다. 이들 금속은 평상시에는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답게 수줍음을 머금은 여인처럼 조용하던 것이 열을 받으면 흥분상태가 되어 속성을 드러낸다.
이 축제는 고뇌와 분열을 희망과 통합으로 승화시키는 용광로의 구실을 수행할 수 있다. 우리의 각양각색의 소원을 상징적 모양과 문자로 표현한 조화의 불꽃 팡파르가 전 지역에 울려퍼지길 바란다. 제주를 대표하는 여름밤 “꿈의 디왈리(Diwali;‘빛의 축제’라는 뜻으로 인도의 거국적 행사)와 함께 역동적인 삶, 나는 꿈꾼다.”
<제주대학교 화학과 교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