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에 생각하는 말과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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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9일은 563돌 한글날이다. 한글의 우수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언어학자들이 가장 빼어난 문자로 한글을 꼽는다.

휴대전화 문자만 봐도 한글의 과학성과 첨단성은 바로 증명된다.

이런 훌륭한 말과 글을 갖고 있었기에 우리만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중국 대륙과 그 주변에서 명멸(明滅)해간 그 많던 민족들이 한자를 쓰다가 한족에게 흡수돼 사라져 간 것을 보면 한글이야 말로 나라와 문화의 지킴이었다.

자기 글을 갖고 있는 나라가 전 세계에 몇 안 된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문화 국민의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따라서 오늘 한글날은 축하해야 마땅한 날이지만 마음은 그리 개운치 않다. 한글이, 넓게는 우리 말글이 점차 빛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당장 어제 아침 보도만 보더라도, 제주도의 ‘Only Jeju’를 포함해 지자체의 상징글씨나 상징무늬 등이 영어를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실 주위를 살펴보면 제주도가 설립한 공공기관들의 이름도 웰컴센터, 컨벤션센터 등 영어로 사용하는 게 관행이 되다 시피하고 있다.

외국말 이름이 국제화의 기준이라도 되는 듯 우리말을 깔보고 있다.

나아가 우리말을 파괴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가장 심한 곳은 인터넷이다. 그러다보니 ‘영어를 잘 하는 지원자는 넘치는 데 국어 잘하는 지원자는 보기 힘들다’는 기업체 인사담당자들의 한탄이 나오는 것이다.

국어실력이 빈약해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는 사원들의 문장력에 혀를 찬다.

어디 그 뿐인가. 도 고위 공직자나 주민에게 뽑힌 선량들이 적절한 우리 말 표현을 못하고 비속어와 국적불명의 말 같지 않은 말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 세상을 어지럽힌다.

그러니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이 더욱 소통이 단절되는 것이다.

이래선 조상을 뵐 면목이 없다.

제주도에서부터 우리말을 지키고 다듬는데 앞서 나서야 한다.

가정이나 학교. 직장에서 하루 한마디씩이라도 아름다운 우리말을 써보자. 오늘 하루는 모두가 ‘우리 말 글 사랑’을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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