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품질 경쟁력 '의료관광 허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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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 블루오션 되나 기획-<2>태국의 의료산업
▲ 태국의 대표적인 의료관광 전문병원인 범룽랏병원 앞 전경. 병원을 찾는 주요 고객들의 국기를 걸어 놓은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품질.가격 경쟁력을 갖춘 의료서비스에 체계적인 운용 시스템이 뒷받침되면서 의료산업 주도국으로의 꿈을 이뤄내다.’

태국의 의료산업 현장은 이처럼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최적의 환경 여건과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 등에 힘입어 활기차게 움직이면서 성장페달을 밟고 있었다.

국제 공신력을 갖춘 병원과 전문 진료진 등 수준 높은 의료 인프라, 외국인 의료환자 눈높이에 맞춘 원스톱 서비스, 정부 차원의 전략적 홍보 마케팅, 저렴한 의료수가 등은 어떻게 태국이 ‘의료관광 마켓 리더’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가늠케 하는 핵심 요인이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다

태국은 1967년 의료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자본이 총 지분의 49%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민간의료시장을 중심으로 한 의료산업 성장세는 2000년대 이후 외국인 투자가들의 대거 진출과 맞물려 본격화됐다.

무엇보다 민간병원협회에서 제시한 ‘의료관광’ 아이디어를 태국 정부가 적극 지원, 의료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서면서 의료산업이 급성장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40만명. 이에 따른 의료관광 수입은 약 20억달러(태국 돈 700억 바트)로, 전체 관광수입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200만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연평균 15~20%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은 30여 개 민간 병원에서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이들 병원은 대부분 수도 방콕과 파타야 등 주요 관광지에 위치해 있는데, 대표적인 의료관광 전문병원으로 잘 알려진 범룽랏과 사미티벳, 방콕 병원 등이 손꼽힌다.

범룽랏과 사미티벳, 방콕 병원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민간 병원으로, 정부가 정하는 의료수가 또는 자율적으로 정한 의료수가를 선택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5성급 호텔 수준의 병실과 고급 의료진 확보, 원스톱 서비스 등을 갖춰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장점을 살려 성공 이끌다

태국 의료산업의 성공 요인은 가격.품질 경쟁력과 원스톱 서비스, 정책적 지원 등 싱가포르와 거의 유사한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에 기반을 둔 저렴한 의료수가는 태국 의료산업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유럽과 싱가포르의 50~70% 수준에 불과해 일본과 미국, 중동 환자들을 유인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비해서도 40% 정도 낮은데, 성형수술인 경우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가격경쟁력에서 확실한 비교 우위를 갖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못지않게 의료 품질도 국제적 수준을 인정받으면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범룽랏 병원이 2002년 아시아 최초로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미국 국제병원평가위원회(JCI)의 인증을 획득했으며 다른 주요 병원들도 JCI와 국제병원인증원(IHAI) 등의 국제 인증을 통해 의료서비스 질을 공인받고 있다. 또 민간병원 의사 대부분이 해외 유학파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다.

외국인 환자 고객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도 태국 의료산업의 강점으로 분류된다. 싱가포르와 마찬가지로 환자를 외국의 특정장소에서 병원으로 직접 운송하는 시스템을 비롯해 병원 내 비자 처리, 외국어 통역요원 배치 및 접수 안내.처리 등 최상의 서비스가 제공돼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산업 육성 정책과 지원사업도 의료산업 급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2004년‘아시아의 메디컬 허브(Medical Hub of Asia)’프로젝트를 승인, 의료서비스를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의료관광산업을 중점 육성했다.

또 정부 수출진흥국과 관광청이 공동으로 의료관광 수출상품 홍보에 나서는 등 전략적인 국제 마케팅을 지원하면서 성장세를 도모하고 있다.

▲제주가 새겨야 할 시사점은

태국의 의료산업은 특별자치도 ‘4+1 핵심산업’으로서 의료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는 제주에게도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먼저 가격경쟁력보다 특화된 의료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는 점이다. 후발주자인 제주로서는 노동 공급비용 격차로 인한 가격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는 만큼 차별성과 품질을 갖춘 특화된 의료가 열쇠라는 것이다.

태국이 건강검진 등에 이어 마사지와 스파를 의료서비스 발전계획 목표로 정한 부분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풍부한 전문 인력과 특화 가능성, 경쟁력 우위, 외화 수입 증가 및 연관산업 파급 효과 등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장점 요인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이 마사지와 스파에 있어서도 국제적인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에만 인증을 부여하는 등 체계적인 육성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사실 제주의 의료산업 육성 정책은 ‘의료관광’이라는 방향만 제시되고 ‘영리병원’이라는 제도적 문제에만 매달려 있을 뿐 아직도 구체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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