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시장의 이러한 언급 속에는 “검토” 혹은 “구상”이라는 표현이 들어가 있으나 어간의 사정으로 미루어 그의 야구경기장 건설 의욕은 비교적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가 말한 “비용 절감을 위한 야구장 시설의 지형지물 이용”이란 표현은 야구경기장 건설이 구상이나 검토 단계를 넘어 이미 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섰음을 뜻하는 것 같다.
그러잖아도 서귀포시 당국은 올해 초 호근동 1번지 일대 속칭 ‘하논’ 분지에 야구 전지훈련장을 건설키로 하고 정부와 예산지원 절충을 벌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수익사업 성격인 전지훈련장의 국비 지원을 거절한 모양이다.
결국 ‘하논 야구 전지훈련장’은 무산되었지만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강 시장의 야구장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으며, 따라서 현재 어느 정도 계획이 서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를테면 ‘야구 전지훈련장’이 아닌, 국비 지원이 가능한 ‘야구경기장’을 건설하기 위해 후보지를 하논에서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우리도 물론, 원칙적으로는 서귀포시에 야구경기장이 만들어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야구장도 없는 것보다 있는 쪽이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원칙론이지 시기적으로 지금 꼭 야구장을 건설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빚에 쪼들리고 있는 서귀포시의 재정 형편과 사후관리에 고민하고 있는 월드컵경기장, 그리고 지역내 야구인구 등을 감안하면 도리어 야구장 건설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말하자면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무리 국비를 지원받고 지형지물을 활용, 공사비를 절감한다 해도 엄청난 지방비 투입은 불가피하다. 거기에다 자칫 잘못하면 야구장 유지.관리비로 시 재정이 압박받을 수도 있다. 서귀포시가 사전 조사.분석을 거쳤겠지만 다시 한 번 철저한 타당성 검토를 해 보기 바란다. 프로야구팀 훈련장소 활용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와 지역 홍보 등 막연한 기대만 갖고 이 큰 사업을 강행했다가는 후회할는지도 모른다. 시기가 왔을 때 야구장을 만들어도 결코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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