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월드컵, 득실 분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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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한-일 월드컵축구가 한국의 위상을 높여 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 조사 결과 현재 한국의 인지도가 월드컵 이전보다 월등히 높아진 것이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전세계 네티즌 1만667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가 한국을 잘 안다고 응답했다. 이는 월드컵 이전의 한국 인지도 43%에 비하면 31%포인트가 높아진 것으로 그 성과가 얼마나 컸는가를 잘 말해 준다.
그러나 국가 단위가 아닌, 월드컵 개최도시별 인지도는 사정이 다르다. 특히 서귀포 등 몇몇 중소 개최도시에 대한 외국인의 인지도는 월드컵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겨우 미동(微動)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이 조사에서 중소 개최도시별 외국인의 인지도를 보면 서귀포시는 5%에 불과하다. 더구나 서귀포의 인지도 5%는 월드컵 전 인지도에 비한 순증가율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이를테면 올해 초까지의 서귀포시 인지도가 2% 혹은 3%라면 월드컵으로 인해 기껏 3~2%포인트만이 증가한 셈이다. 다만 중국어권의 서귀포 인지도는 12%로 중국팀의 경기 덕분일 것이다.
제주도가 국제관광지로 개발해 온 지 10년이 넘고, 국제자유도시도 추진 중이다. 월드컵이 아니어도 인지도 5%는 돼야 했다. 전세계 60억 인구가 서귀포 월드컵을 지켜 볼 것이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여겼던 것과 거리가 멀다.
심지어 중국팀 경기가 서귀포경기장으로 유치되었을 때 앞으로 중국관광객이 넘쳐날 것처럼 좋아했지만 도리어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예년만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당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서귀포경기장”이란 몇몇 외국인들의 찬사에 혹(惑)해 있을 때가 아니다. 세계 유수의 언론에서 서귀포 월드컵과 제주도를 특집으로 꾸민다 해서 꿈이 이루어졌다고 착각해서도 안된다. 막대한 빚을 감수하면서 치른 월드컵 후의 서귀포 인지도가 5%뿐이라면 심각하게 원인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그러잖아도 서귀포월드컵을 유치하려 할 때 뜻 있는 인사들은 “그게 능사만은 아니”라며 우려를 나타냈었다. 관계 당국은 세계섬문화축제 등 대규모 행사 뒤에 그러했듯이 자체적으로든, 용역을 주어서든, 서귀포월드컵에 대한 득과 실을 분명하게 분석-평가해 볼 때가 된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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