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먹칠한 국제여객터미널
제주 먹칠한 국제여객터미널
  • 김경호
  • 승인 2002.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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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공항(海.空港)은 제주의 2대 관문이다. 이 2대 관문의 하나인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제주를 먹칠하고 있다.
우선 관리사무실에는 에어컨이 있으나 정작 가장 필요한 여객들이 들끓는 대합실에는 그것이 없다. 에어컨 대신 냉풍기 2대가 가동되고 있을 뿐이다. 여름철 여객들이 더위에 얼마나 시달렸는지 상상하고도 남는다.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어느 승객은 불만이 컸다. “도대체 이러고도 국제 여객터미널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항변이다.
냉방시설만이 아니다. 화장실 문화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21세기 세계화.개방화 시대다. 그럼에도 제주항 여객터미널 화장실은 엊그제까지 불결하기 짝이 없었다. 악취는 물론, 낯뜨거운 낙서투성이였다.
터미널측의 이용자 홀대는 냉방시설 미비나 화장실 불결에 끝나지 않는다. 편의시설도 태부족으로 국제수준에 크게 못미친다는 지적들이다. 도무지 내.외국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국제 다중이용시설이라고 말하기가 부끄럽다.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은 1980년대 말부터 한국해양고속이 시설, 관리.운영해 오고 있다. 이미 10년 훨씬 넘게 영업해 온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편의시설과 냉방시설, 그리고 화장실 관리가 그 모양이니 이용객들은 어찌되든 수입이나 올리면 그만이라는 생각인지 모르겠다.
지금 제주는 국제자유도시다. 이미 관련법이 제정 시행되고 있고, 오는 12월부터는 내국인 면세점이 해.공항 두 곳에서 문을 연다. 그리고 제주항은 국내 여객선 외에도 중국.일본을 비롯한 세계의 호화 유람선들이 자주 거쳐가는 곳이다. 바로 이러한 세계적 수요에 부응하고자 마련한 것이 ‘국제여객터미널’이다. 그러한 곳에 편의시설은 태부족이요, 여름이면 찜통이요, 화장실은 악취라면 제주에 먹칠을 해도 이만저만 먹칠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터미널’이 아니라 ‘국내터미널’인들 그만 못할까.
한국해양고속측은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 시설을 획기적으로 개선함과 동시에 그 관리에 철저를 기해주기 바란다. 여름과 겨울의 대합실 냉.난방과 화장실 현대화는 기본이다. 거기에 더하여 이용자들의 각종 편의시설도 결코 국제적으로 손색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이 이 모양이 될 때까지 도대체 국가의 지도.감독청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