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와 제주新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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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천을 다녀온 지인이 그 곳의 발전상을 거론하며 감탄해마지 않았다. 말 그대로 뽕나무 밭이 바다로 변하듯 ‘상전벽해(桑田碧海)’한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것이다.

굳이 그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의 그 괄목할 변화는 신문과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실감할 수 있다. ‘바다 위 하늘길’로 불리는 인천대교의 개통을 전후로 해 국내의 모든 눈이 인천에 쏠려 있는 듯하다. 인천은 필자의 머릿속에 어렴풋이 남아 있는 넓은 갯벌이 펼쳐진 항구도시가 더 이상 아니다.

19일 역사적인 개통을 한 전체 길이 21.38㎞의 인천대교는 ‘세계 10대 경이로운 건설’이라는 찬사가 말해주듯 국내 교량 역사를 새로 쓴 최첨단구조물이다.

‘바다 위의 고속도로’ ‘첨단 건설의 미학’ ‘新서해안 시대의 랜드마크’ ‘서해의 기적’이라는 언론의 수식어가 인천대교의 위용을 상징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인천대교는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잇는 단지 교통을 위한 국내 최장 교량시설만이 아니다. 그것 자체가 하나의 관광상품이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런 대역사를 완성시킨 인천은 미래의 희망으로 더욱 부풀어 있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인천은 서울의 위성 도시에서 벗어나 세계의 일류도시들과 견주는 명품도시가 될 것”이라며 “인천대교는 인천을 세계 10대 도시로 거듭나게 할 희망의 사다리”라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대교의 개통에 거는 그들의 기대는 자못 크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송도·영종·청라지구를 중심으로 한 경제자유구역개발사업의 추진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한 이러한 성장동력을 바탕으로 인천은 이미 40억 인구의 대축제,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해 지역의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년 G20정상회의 유치경쟁에도 뛰어들어 이를 유치하려는 제주 등 여타 지자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인천대교의 탄생이 자랑스럽고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부러운 이유는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현주소와 대비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인천은 날아가는데 비해, 제주는 겨우 기어가는 형국이나 다름없다. 물론 배후인구나 수도권 물류 요충지 등 국가발전 전략상 인천과 제주를 서로 똑같이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제주엔 국제자유도시를 견인할 인천대교와 같은 ‘희망의 사다리’가 없다. 주지하다시피 국제자유도시의 핵심 인프라는 항공교통이다. 그래서 도민사회는 그동안 국가적 프로젝트인 특별자치도, 국제자유도시의 실현을 위해 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도 후보 시절 제주도에 왔다가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렇듯 제주신공항 건설이 국제자유도시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자 근간으로 인식된 지 오래지만, 정부는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인천대교의 개통을 지켜보며 “제주는 뭐냐”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다행히 최근 제주에서 열렸던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신공항 건설이 당위성을 촉구하고 나서 앞으로 관련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지 주목된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제주를 동북아의 허브로서 육성하겠다는 초심의 국가전략을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가 변방이 아닌, 국제관광지의 관문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신공항 건설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인천대교가 그러하듯이 제주 신공항 건설도 국가 기간망의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비상을 알리는 신공항 건설이 먼 꿈이 아니길 기대한다.

<오택진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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