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과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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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150년이 지났지만 링컨의 삶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은 그의 편지 때문이다. 링컨은 정계에 뛰어든 이래 하루 평균 수십 통의 편지를 썼다. 당시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편지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링컨만큼 편지를 애용한 당시의 정치가는 극히 드물다. 그는 자신과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일례로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중 상관에게 폭언을 해 군사법원에 회부된 젊은 장교를 안타깝게 여겨 사면하면서 그에게도 편지를 보냈다.

“동등한 권리가 있다면 자신의 것을 양보하고, 자네의 권리가 확실하다 해도 작은 것은 양보하게. 권리를 위해 싸우느라 개에게 물리기보다는 길을 비켜주는 게 낫네. 개를 죽일 수 있다 해도 물린 상처는 지워지지 않으니 말일세.”

그는 비리 장관을 교체할 때나 정적이 음모를 꾸밀 때조차 편지를 보내 상대방을 무한히 신뢰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결국 해당 장관과 정적은 그 후에 충실한 링컨의 사람이 됐다. 링컨은 좀처럼 화를 내지 않았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안으로 눌러 삼켰다.

그러나 그도 사람인지라 간혹 누군가에게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는 곧 후회했다. 그리곤 책상에 앉아 정중하게 사과의 편지를 써 상대에게 보냈다.


▲미국의 현재 시스템을 만든 사람으로 추앙받는 맥킨지의 마빈 바우어도 메모광이었다. 그는 자신과 함께 보낸 사람들에게 반드시 메모를 보냈다. 축하할 일이 있거나 슬픔을 함께할 일이 있으면 간단한 편지를 썼다. 특히 일처리의 상당부분을 메모로 대신했다. 부하 직원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해 일에 도움이 되도록 했던 것이다.

그는 메모에 집착한 이유에 대해 “리더들이 저지르는 일반적인 실수가 있다. 구두로 소수의 직원들과 합의를 보면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조직 전체로 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라며 “메모는 확실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해준다”고 했다.

▲편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우표를 본지 꽤 오래됐다. 정감어린 편지 대신 간략한 용건만 담은 이메일이 친숙해지고 있는 세상이다. 우리를 짜증나게 하는 스팸메일은 덤이다. 그래서인지 편지와 메모는 우리에게 작은 감동을 준다. 글에 담긴 마음이 상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다.

백 마디 말보다 짧은 글이 더 소중하고 영향력이 단연코 크다. 자녀나 혹은 가족에게 편지를 쓰거나 메모를 남기면 단박에 느낄 수 있다. 링컨의 흉내는 누구나 낼 수 있다.

<현창국 e-news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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