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상념(想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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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본주의가 흔들리고 있다.
여타 자본주의 진영은 미국의 시장경제원리를 본받으면서 경제 발전을 시도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는 숭상해 왔던 미국 자본주의의 근간이 동요되고 있는 상황을 직시하면서 실망하는 모습들이다.
원래 미국 자본주의는 그 저류에 청교도 윤리가 맥맥이 흐르고 있고 이것이 기둥이 되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면서 오랜 기간 경제 발전을 성취하며 자본주의의 귀범이 되어 왔다. 그런데 오늘날 이 윤리가 쇠약해짐에 따라 CEO(최고경영자)들을 위시해서 탐욕주의에 근거한 비윤리적 행동으로 온갖 회계 부정을 저지르고 사복을 채우면서 대기업들을 파산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다.
미국 굴지의 엔론사를 비롯하여 월드컴사가 파산 신청을 하게 되고 그 밖에 대기업들에서도 파산 신청이 늘어나고 있고, 또한 회계 부정에 연루된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하여 미국 회사들은 신뢰 추락에 의한 경영 악화로 대량해고 열풍이 불고 있다. 예를 들면, 루슨트 테그놀로지란 회사는 9월까지 5만9000명을 해고할 계획이고, IBM도 1만5600명을 8월 중 해고할 예정이다. 그 외의 기업들에도 해고 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이러한 경영 시스템이 한국사회에 맞는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어떠한 제도이건 영원성이란 없는 것이고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그 조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타락으로 인하여 변질되어간다. 따라서 똑같은 제도에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제도를 창출하면서 인간도 지속적으로 혁신되어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일본 경제가 호황을 구가할 때에는 일본 경제 모델을 도입하고 모방하면서 우리 사회에 이식하는 데 혈안이 되더니, 1990년대에 들어서는 일본 경제가 침체되고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림으로 인해 미국 경영 시스템을 도입해서 우리 현실에 이식하는 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회계 부정 사건으로 다수의 미국 기업들이 도산에 이르고 미국 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자 이제는 서둘러서 미국 경제 시스템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고 호들갑이다. 참으로 뿌리가 없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문화 바탕이 다른 문화권에서 사용되는 제도들이 좋고, 그 제도에 입각해서 설령 그 나라의 경제가 잘 운영된다고 하더라도 타국의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시간을 두고 깊이 연구, 분석, 검토를 해서 선별적으로 우리 실정에 맞는 제도에 대해 도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점에 대해서 매우 부족함을 느낀다.
심사숙고함이 없이 무비판적으로 외국 제도를 무분별하게 도입해서 초래되는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 경제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연봉제, 스톡옵션제, 대량해고제, 사외이사제, 인센티브제, 회계제도 등을 도입해서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일어나고 있는가. 물론 부분적이나마 이러한 제도에 의해 효율성을 제고시키는 측면도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우리 경제의 문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문화 바탕이 근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유구한 역사 속에서 풍설을 겪으면서 어렵게 살아온 국민이고, 우리 나름대로 독특한 문화유산이 있다.
따라서 미래에는 경제이론이건, 경영 시스템이건 간에 이러한 우리의 고유 문화에 접목이 되어서 독창적으로 한국의 경제, 경영이론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이러한 이론들이 세계적인 것이 되고 한국 사람의 정서에 가장 잘 맞으며 실제적으로도 한국 경제의 문제를 잘 해결하면서 성장시킬 수 있는 첩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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