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유도시 언어 경쟁력-제1부 홍콩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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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영어 수업은 학생들의 흥미 일도록
교사는 잘못된 표현 고쳐주는데 적극적


“Pocket, pocket, what’s in my pocket(주머니, 주머니, 내 주머니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요)?”
“Something that’s round(무엇인가 둥근 것이 있습니다).”
“Such as a ring(반지 같은 것입니다).”

30대 초반의 여자 교사가 교실 한가운데 칠판에 비친 슬라이드 프로젝터의 예문을 한 줄씩 읽어 내려갔다.
학생들도 이를 따라 읽어갔다. 그저 나지막이 따라 읽는 게 아니었다. 교실이 떠나갈 듯이 무조건 큰소리로 읽는 것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세 차례나 반복됐다.

이어 선생님은 예문대로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15명 남짓한 학생들은 모두 답변하겠다며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각자의 주머니 내용물을 영어로 답변할 때는 마치 시장 통을 방불케 했다.
엄청 시끄러웠다. 동료들 주머니 속의 궁금증이 풀리면서 그 내용물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것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었다. 교실은 한바탕 웃음의 잔치가 이어졌다.

홍콩 시내 공립초등학교 1학년 영어 수업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큰소리로 읽기는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있었다.

영어 노래 말 바꿔 부르기는 또다른 흥미 부여 방법.
학생들에게 들려주는 노래는 동요였다. 일단 내용이 짧아 지루하지 않았다.
“Are you sleeping? Are you sleeping? brother John, brother John, Morning bells are ring ring, Morning bells are ring ring, Ding Dong Deng, Ding Dong Deng.”

‘잠을 자고 있나요, 존 형, 아침 벨이 울리고 있어요, 딩.뎅.동’이란 내용으로 우리 나라 어린이들도 잘 알고 있는 멜로디였다.
교사는 이 멜로디 가사를 ‘What’s in my pocket?’의 예문으로 바꿔 부르도록 했다. 그러면 학생들은 각자 작사가가 됐다. 자신의 주머니 내용물을 예문에 맞게 가사로 옮겨 멜로디에 붙였다. 교실은 어느 새 신나는 음악시간으로 탈바꿈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My favorite thing’이라는 미니 수첩을 지닌다.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나 문장을 적어 넣은 것이다. 수첩은 새로운 단어와 문장 구조를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스스로의 공부방인 셈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그룹별로 자신들의 의견을 담은 영어 미니 북을 제작한다.
학생들은 책표지나 내용 배열 순서 등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해낸다.

교사는 학생들의 표현을 듣고 보면서 잘못된 내용을 고쳐 주는 데 적극적이다.
결론적으로 홍콩 초등학교의 영어교육은 큰 소리로 읽기가 최우선이다.
그리고 나서 동료가 말하는 내용을 같이 듣도록 하는 것이다.

교사는 이들과 함께 읽고, 설명한 뒤 대화를 통해 내용을 이해시키고자 한다.
이들에겐 영어 문법 교육시간이 따로 없다. 문법을 별도로 가르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이처럼 학생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영어가 몸에 배어 가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처음 3개월 동안은 영어 교육 수준 평준화에 신경을 쓴다. 1학년 후반기나 2학년 초 영어 습득이 아주 느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과외수업을 실시한다. 그 교육은 각 학교장 책임하에 이뤄진다. 초등학생 모두 서로 수준에 맞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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