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스트레스를 즐기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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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옥·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

학생들에게 언제 스트레스를 받는지 질문한 적이 있다. 질문을 받은 학생은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는 그 순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바로 응답을 하여 모두 웃은 적이 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이런저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입시 준비에 한창인 학생들은 책과 씨름해야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고, 졸업은 앞둔 대학생들은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다양하고 그로 인한 증상 및 대처방안도 다양하다. 원래 스트레스란 갈증이나 체온조절, 질병에 대한 면역반응 등과 같이 외적 조건에 대해 어떻게 생리적으로 반응하는 지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었으나, 요즘은 주로 외부에서 오는 자극으로서의 스트레스를 생각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으나 일부 사람들에게만 영향을 주는 것도 있고, 노상 겪게 되는 일상의 골칫거리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어나는 증상도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신체적으로 근육이 뻐근하거나 얼굴이 달아오르고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위장이나 대장에 과민반응을 일으켜 심하면 병원 신세를 져야하는 경우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선 흥분하게 되고, 이성을 잃어 실수가 잦게 되고 과제 수행에 손상을 일으킨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거나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분노에 의해 공격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잘못 처리하면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으로 손상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집단생활에서의 규칙 준수나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항상 부정적인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은 내가 내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깨닫지 못하는 부분을 나의 신체나 감정이 대신 알게 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나름대로 행동을 하게 되는 동기유발요인이 된다. 갈증이 생기면 물을 찾게 되고 근육이 뻐근하면 휴식을 취하게 된다. 아프면 약을 찾게 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처리용량이 초과된다고 여겨질 땐 급하거나 빨리 해결해야 할 것부터 우선순위를 매겨 처리하여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거나 더욱 분발하여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스트레스를 이겨냈던 경험은 더 큰 문제가 생겼을 때 좌절하기 보다는 문제 해결전략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거나 스트레스에 대처하게 하는 면역기능을 가지게도 한다.

이처럼 스트레스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작용하지는 않는다. 스트레스를 통제할 수 있는 지에 따라,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이 있는 지에 따라,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스트레스의 강도는 달라진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과감히 직면하여 도전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해소하겠지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는 무기력해지는 것이 인간이다. 그렇다고 절망하고 괴로워하는 것도 어리석다. 차라리 자신이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마음을 도닥거리며 문제 자체가 해소되도록 기다리거나 긍정적으로 재해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에는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않는 자존감 유지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는 사고의 전환이 동시에 필요하다. 마음을 토로하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친구가 소중한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비관적으로 하루를 살기 보다는 오늘 하루만이라도 크게 웃어보려는 유머감각을 지니는 것도 스트레스를 멀리 하는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은 게 현대인의 심리이긴 하지만 하루하루의 삶이 스트레스가 너무 없는 무료한 상황의 연속이라면 정말 재미없게 세상을 사는 것이 아닐까? 반면에 적정 수준의 스트레스를 즐기는 여유를 가지고 살고 있다면 정말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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