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도시의 성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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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인간중심의 친환경적 도시, 이른바 ‘생태도시’에 관심을 갖고 실현에 나서는 자치단체들이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 환경이 조화돼 공생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도시를 의미하는 생태도시는 실현과정에 엄청난 비용과 강력한 행정의지, 시민의식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재정이 열악한 국내 자치단체 입장으로는 더욱 그렇다.
이 같은 생태도시 개념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브라질에서 개최된 리우회의 이후 도시지역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환경보전과 개발을 조화시키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도시개발.도시계획.환경계획 분야에서 대두되면서 비롯됐다.
이러한 생태도시에 제주시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3년여 전인 1999년 그린벨트 전면해제와 관련해 2021년을 목표연도로 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부터.
어쩌면 그린벨트 전면해제에 따라 계속적인 녹지면적 감소가 불을 보듯 뻔한 제주시의 입장으로는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로 보인다.
시는 이 도시기본계획에 도시의 개발구조를 기존의 개발축과 교통축 중심에서 녹지축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생태도시의 지향 내용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시는 나아가 앞으로 본격 추진될 시민복지타운과 이도2지구 도시개발사업에 공원 녹지율을 법상 최저기준 3%를 훨씬 웃도는 10% 이상을 확보하는 등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콘크리트로 뒤덮인 산지천을 물고기들이 뛰노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공사를 완료한 데 이어 부서 직원들이 생태도시 모범 추진 자치단체를 견학하도록 하는 등 보다 적극성을 띠고 있다.
하지만 시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의 생태도시 추진을 체감하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시가 본격적인 생태도시 실현에 나선 것이 고작 3년 안팎에 불과한 점도 있지만 도시환경이 예전에 비해 크게 나아지는 면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시가지의 교통난 등 주거환경이 아직까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녹지지역의 경우 다세대 등 공동주택이 들어선 곳 대부분은 벌써부터 자연생태계 파괴는 물론 교통난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물론 비교 자체가 무리지만 제주시가 생태도시 조성작업에 앞서 2년여 전 견학한, 생태환경의 모델도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세계적 생태도시인 브라질의 쿠리티바는 어떠한가.
제주시의 면적(255.12㎢)에 2배도 채 안되지만 크고 작은 공원이 무려 27개소가 조성됐고, 총면적의 3분의 1은 저밀도 건물지구로 지정돼 있다.
그런가 하면 전체 도로망의 50% 1000㎞에는 20만그루의 가로수가 식재돼 계획적으로 관리되고 주거지와 공원 등을 연결하는 교통망도 완벽하게 갖춰놓고 있다.
이 같은 꿈의 도시는 계획과 관리가 끊임없이 병행돼온 물리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원화된 통합도로망과 다양한 대중교통 노선 개발.리사이클링의 원칙 등 각종 인센티브제와 연결시킨 폐기물 정책 등 도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창조적 노력이 뒤따랐던 것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로 볼 수 있는 제주시가 쿠리티바 등 세계적 생태도시의 실현과정을 본받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제주시가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행정의 일관성있는 강력한 의지뿐만 아니라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계획구성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민.관이 하나되어 생태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식전환과 함께 다각적인 차원에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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