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월드컵 선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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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열기가 요즘 K-리그에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 프로축구가 열렸다 하면 관중 수가 신기록이다. 후텁지근한 장마철인데도 연일 프로축구 경기장에는 관중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월드컵 4강 신화로 촉발된 ‘사커 신드롬’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각 구장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프로축구 ‘대박’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며 들떠 있다.
하지만 월드컵이 가져다 준 이 같은 과실(果實)을 전국 월드컵 구장이 모두 향유하고 있지는 않다. 울산, 대전, 수원, 전주 등 프로축구 연고 구단을 보유한 경기장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월드컵 스타들이 K-리그에 출전하면서 몰려드는 관중들로 인해 입장료 수입은 물론이고 경기장 사후 관리에도 밝은 전망을 안겨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서귀포시를 비롯해 광주, 인천, 대구 등의 경기장들은 적막감에 휩싸여 있다. 월드컵 이후 단 한 차례의 경기도 열리지 않아 월드컵 이후의 특수가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릴 뿐이다.
이처럼 월드컵 이후에 몰아닥친 K-리그의 열풍은 월드컵구장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마저 초래하고 있다.

월드컵경기장 사후 활용에 골몰하고 있는 서귀포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축구가 선망의 대상이다.
서귀포시 당국도 결국 프로축구단 창단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이른바 ‘포스트 월드컵’의 핵심과제로 제주 프로축구단 창설을 공식화한 것이다.
서귀포시 당국은 이에 따라 지난 18일 시를 방문한 정몽준 한국월드컵조직위원장에게 가칭 제주프로축구단 창단을 건의한 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서귀포시 당국이 구상하는 프로축구단 창단계획안을 보면 우선 창단 주체는 제주도로 하고 서귀포시가 적극 후원하는 형식을 띤다. 초기 자본금은 1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자본금은 한국마사회 등 도내 연고 대기업으로부터 65억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제주도 등 도내 5개 자치단체에서 15억원, 그리고 도민주를 통해 20억원 정도를 각각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또 프로축구단은 선수단 28명과 관리요원 20명 등 48명으로 구성해 여기에 연간 6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운영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프로축구팀 창단작업은 그 타당성 여부를 떠나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도민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절차가 생략된 채 행정기관 위주로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도민 자금을 출연하는 도민구단 성격이라고 해 놓고 정작 도민의 여론 수렴 절차를 생략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월드컵경기장 사후 관리가 절박한 문제지만 도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그에 앞서 선행돼야 할 과제다. 일각에서는 프로구단 창단이 능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이다. 서귀포시 당국은 이러한 의견들도 가감없이 수렴해 ‘포스트 월드컵’의 효과를 높여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최근들어 정부는 정부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앞다퉈 ‘포스트 월드컵’ 대책을 내세우고 있다.
월드컵을 통해 표출된 국민적 열정과 저력을 사회 발전의 자산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시책들이 더러 즉흥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문제다. ‘바쁠수록 돌아 가라’는 말처럼 충분한 논의와 검토 후 월드컵 후속사업들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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