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제주-4·3진상보고서 확정…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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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간 이념대립 치유방법 찾아야"

제주일보와 KBS 제주방송총국이 공동기획한 ‘집중진단 제주’ 토론회가 지난 23일 ‘55년 만의 결실, 4.3진상보고서 앞으로의 과제’라는 주제로 KBS 제주방송총국 공개홀에서 방송인 유정아씨의 사회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4.3 진상보고서의 성과와 한계, 보고서 확정 후의 과제, 4.3기획단이 작성한 평화공원.유족생계비 지원.유적지발굴사업 등 7개 건의사항의 해결방안, 대통령의 사과 문제 등에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에는 김정기 4.3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중앙위원, 강택상 4.3사건 처리지원단장, 이재승 국민대 교수가 참석했다.

보고서 통과에 대한 소감은

▲김정기=3월 조건부 4.3진상보고서 채택 이후 6개월간 별다른 새로운 자료가 없었다.
4.3진상보고서가 통과된만큼 제주도민들도 그동안 압박과 설움에서 벗어나 이제는 축제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

▲강택상=8차위원회를 거쳐 통과됐는데 진행과정에서 통과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몇 가지 쟁점사항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됐는데 국무총리가 다수의 의견을 바탕으로 선포, 보고서가 작성됐다.

▲조성윤=지난 50년간 도민들의 가슴에 진 응어리, 어깨를 짖누르던 멍에를 이제서야 벗을 수 있게 됐다.
제일 중요한 것은 그동안 도민들이 범법자로 인식돼온 것과, 연좌제에 의한 피해들을 해소할 수 있게 돼 이제는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됐다.

거창사건들도 있지만 4.3진상보고서가 처음으로 작성된만큼 이 같은 사건에 대한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 데 의미가 크다.
▲이재승=4.3사건에 대해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진상보고서의 내용 변화
▲강택상=6개월 동안 새로운 의견들이 제시됐다.
경찰청, 국방부, 개인 등 20군데에서 376건의 수정의견이 제시됐다.
9월 26일부터 2, 3일 간격으로 4차례에 걸쳐 회의를 열고 33건의 수정안을 반영했으나 큰 흐름에 있어 수정은 없었다.

▲김정기=이승만 정부의 책임과 미국의 책임이 거론됐는데 전체 기조에 있
어서 이 두 부분의 책임은 변하지 않았다.

◆보고서의 성과와 한계
▲이재승=보고서 자체보다 위원회 구성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최고 결정기구에 각료 8명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위원회가 정부의 입장에 있어 진실규명에 적합하지 못했다.

정부로부터 독립된 위원회이어야 하며 이럴 때 정부가 짊어질 짐이 덜어진다.
진실규명에 대해 미흡한 것도 위원회의 문제로 진실규명과 함께 피해보상, 재발 방지 등의 국가조치 부분이 미흡하다.

▲김정기=법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

◆인권보고서로서는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강택상=4.3특별법은 진상규명과 함께 유족의 명예회복을 위한 것으로 특별법의 목적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반영했다.

▲조성윤=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차원에 있어 4.3특별법은 진상규명에 대해 일단락을 지었다.
앞으로 희생자를 비롯해 유족과 마을주민 및 도민들이 피해를 보았던 연좌제, 도민간의 이념 대립 등을 명확히 밝히고 치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김정기=명예회복과 진상규명에 대해서는 일단락지어졌다.
앞으로 해야 할 과제에 대해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아직은 미완의 보고서이다.

◆재개정의 절차
▲이재승=4.3 사건 자체의 역사적 평가는 정부의 일도 아니고 정부 산하의 독립기구라 해도 무리이다.
앞으로 독립된 위원들로 바뀌어야 하며 5.18기념사회 등과 같은 기념사업 분야가 있어야 한다.

▲강택상=미완의 보고서라고 했는데 그동안 1300건의 신고를 3년에 걸쳐 전문가들이 검증을 거쳐 만든 최상의 보고서이다.
보완의 여지는 남겨 놓고서 만든 것이다.

◆성격 규정과 부족한 점
▲김정기=성격 규정은 뒤로 하고 앞으로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학자와 전문가들이 정의해야 하며 문제는 재발방지책과 5.18과 같은 인권문제이다.

인권에는 이념이 개입돼서는 안된다.
공산주의자도 인권은 있기 때문에 인권보장 문제에 있어서는 미흡한 점이 있어 앞으로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조성윤=재발방지 차원에서 진상보고서의 의미가 있다.
▲이재승=4.3 사건은 55년 전의 사건으로 55년 전의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당시의 상황은 ‘좌익은 죽여도 된다’라는 시대적 상황이었다.
정치적 대립이 반복될 수 있다.

▲강택상=1만5000명에서 3만여 명이 희생됐는데 그들이 모두 좌익은 아니었다.
희생자의 90%가 좌.우익의 이념대립과 관계없이 희생됐다고 보고서는 적시하고 있다.

◆미군 책임문제는
▲김정기=미군의 책임거론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다.
1948년 제주의 상황은 현재의 이라크와 비슷한 처지였다.
4.3 사건 당시 미국의 문제를 강도있게 지적해도 떳떳하다고 생각한다.
정부 차원에서 미국의 책임문제를 지적한 것도 의미가 있다.

◆대통령 사과에 대해
▲김정기=대통령의 사과는 빨리 해야 한다.
더불어 경찰책임자인 경찰청장과 국방부 장관의 사과도 있어야 할 것이다.
사과의 시기는 빠를수록 좋으며 사과의 장소로는 상징적 장소로 400여 명이 집단학살을 당한 북촌초등학교와 같은 곳이 좋겠다.

▲조성윤=대통령의 사과가 필요하지만 굳이 빨리 한다고 좋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대통령이 국가의 대표로 사과할 입장을 갖고 있으면 평화포럼 때도 좋고 내년 4월에도 좋다.

중요한 것은 국방부 장관, 경찰청장, 내무부장관이 함께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이재승=사과는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무엇을 책임지느냐가 중요하다.
4.3에 대한 책임으로 사과 자체보다도 사과의 내용이 중요하며 인권존중 등의 내용이 있어야 한다.

◆기획단이 작성한 7개 건의사항에 대해
▲강택상=건의사항의 내용은 정부의 사과, 추모기념일 지정, 보고서를 인권교육자료로 이용, 평화공원 조성, 유족에게 실질적인 생계비 지원, 유적지 발굴사업, 진상규명으로 현재 추진되는 것은 4.3평화공원 조성이며 나머지 6개 사업은 중앙부처별로 추진할 것이다.

▲김정기=위원회에 참여한 각료들이 모두 핵심장관들로 이 7개 건의사항과 모두 관련이 있어 7개 건의사항 추진에 적격이다.
▲조성윤=평화공원은 현재 추진 중이며 다음단계는 위령공원이다.
사료관을 잘 만들어 평화교육장으로 이용해야 하는데 걱정되는 것은 건물만 들어서는 것이다.

지금부터 사료관에 어떤 자료를 전시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 구상해야 한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구상안이 나오면 건물 건립을 생각해야 한다.

▲강택상=내년부터 2단계 사업이 추진되는데 현재 정부가 긴축예산 상황인데도 10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사료관 등 2단계 사업의 실시설계 및 기반 조성에 쓰일 것으로 사료관은 제주도민들이 고민한 것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김정기=사료관도 문제이지만 7개 건의사항을 모두 총괄할 독립기구 신설이 필요하다.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한, 정부에서 독립돼 민간중심으로 운영하는 기구를 설립해서 사료관 자료 수집 등 7건의 사안을 총괄 시행해야 한다.

▲이재승=중.고교 교과서에 4.3에 대해 정확하게 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명예회복과 관련된 문제로 법적인 회복과 시회적 회복이 있다.
사회적 회복은 5.18처럼 ‘폭도’로 몰린 억울한 부분을 해소하는 것이다.
법적인 회복은 그동안 4.3과 관련한 많은 재판이 있었는데 재판에 대한 언급이 없다.

4.3과 관련된 재판과 정치적 피해 차원에 대해 정부가 포괄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명예회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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