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존경을 받은 청지기 엘리에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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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은 고대 중근동에서 글로벌화된 기업축산을 하면서 그 명성만큼이나 큰 재력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그에게는 이 모든 일을 가능케 했던 지혜롭고 충성스러운 청지기 엘리에셀이 있었다.

그런데 아브라함에게는 심각한 갈등과 고민이 있었다. 슬하에 자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갈등과 고민은 그가 100세가 되던 해에 늦깎이 아들 이삭을 얻음으로써 모두 해결이 되었다. 이삭이 성장하자 며느리를 자기의 고향인 갈대아 우르에 있는 밧담아람의 친족 중에서 얻고자 하였다.

아브라함이 살고 있는 헤브론은 사해 서쪽의 오아시스 지역이었고, 헤브론과 밧단아람 사이는 직선거리로 약 1200㎞나 되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신뢰하는 청지기 엘리에셀에게 아브라함의 가랑이 사이에 두 손을 넣게 하고 맹세를 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낙타 열 마리에 진귀한 보물들을 예물로 싣고 밧단아람으로 가서 며느리감을 구해 오도록 하였다.

엘리에셀은 주인과 맺은 언약과 맹세를 지키기 위하여 위험을 무릅쓰고 경건하고 신실한 마음으로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였다. 엘리에셀은 주인 아브라함의 뜻을 잘 알았고 외경의 심정으로 주인을 위하여 충성스럽게 일들을 처리함으로써 주인에게는 철저한 신뢰를 얻고 주위 사람들에게는 존경을 받았다.

오늘날 국가를 통치하는 권력의 상징인 대통령도 주인인 국민을 섬기는 권력의 청지기다. 대통령은 막강한 권력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 권력의 주인은 국민이다.

섬김의 통치철학, 이는 대통령이 한순간도 잊어서는 아니될 사명의 상징이다.
주인의 산업을 창대하게 하고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며 즐겁게 해드려야 하는 일은 청지기의 기본적인 책무다. 만약 이 책무를 망각한다든지, 이를 수행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면 언제든지 청지기직을 내놓아야 한다.

청지기는 주인 앞에 무한책임을 져야 하고, 반드시 겸허하여야 한다.
그리고 마음과 손이 깨끗해야 한다.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주인을 깔보고 속이는 우를 범하게 되고, 손이 깨끗하지 못하면 청지기직을 이용해서 분별없이 도둑질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엘리에셀은 청지기의 영원한 모델이다.

요즘 이 나라의 통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의 심기에 평화와 자신감이 보이질 않는다. 불안하고, 초조하고, 무엇엔가 쫓겨 잔뜩 겁먹은 표정이다. 그리고 청와대라는 권력의 집단인격이 머리는 머리대로, 입은 입대로, 손은 손대로 저마다 저 좋은대로 움직이고 있다. 집단인격의 정신분열현상이 아닌가 괜히 걱정스럽다.

목청 높여 노래 부르는 ‘국가개조’니 ‘개혁’이니 하는 가사들은 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과욕의 표출이다. 돼야 할 자기와 될 수 있는 자기 사이의 간격이 너무 크면 소모적인 고민과 자괴감에 빠지게 되고, 이러한 자신이 노출되는 것이 두렵기 때문에 엉뚱한 말을 내뱉어서 국민을 협박하고 불안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물가에서 놀고 있는 어린 아이로 대통령을 묘사하는 현실은 슬프고 답답한 일이다.
이제 청와대는 초헌법적 발상을 제발 삼가고 믿음직스러운 청지기로 거듭나야 한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齋家治國平天下)라 했으니 가신(家臣)들이 함께 언행을 삼가는 것이 급선무다. 아울러 손을 깨끗이 씻어 부정과 부패와는 담을 쌓아야 한다.

대통령은 주인인 국민 앞에 겸허하고 진실한, 그리고 충성스럽고 지혜로운 권력의 청지기로 생각과 행동의 방향을 선회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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