農心은 天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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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했다.
농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근본이라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농사 짓는 일을 세상 모든 일의 근본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농사가 잘 되느냐 마느냐에 따라 국가의 흥망성쇠가 좌우되기도 했다.
그러기에 옛날의 왕들은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백성들에게 양식과 종자를 대주고 농사용으로 소까지 빌려주기도 했다.
임금이 성군이냐 아니냐는 농업에 종사하는 백성들의 의식주를 얼마나 윤택하고 편하게 해주었느냐에 달려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군이라 추앙받는 조선시대 세종대왕도 우리 농업환경에 맞게 ‘농사직설’을 만들어 농사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이는 등 농심(農心)을 보살피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첨단 정보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농업은 여전히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정부는 식량자급을 부르짖으며 다량 생산과 다수확을 통해 국가 부강을 이룩하고 풍요로운 농촌을 건설하기 위해 다양한 농업정책을 폈다.
허나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인 경제상황 논리에 밀려 우리 농업이 천덕꾸러기인 양 외면받고 있고 심지어 정부가 나서 이를 부추기고 있어 농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금도 중국산 마늘 수입 문제로 전국이 들끓고 있다.
2년 전 중국과의 협상에서 중국산 마늘 수입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 기한을 올해 말까지만 하기로 합의해놓고 아무런 대책 없이 지금까지 쉬쉬해오다가 서로 발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농민들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게다가 전국의 마늘농민들이 요청한 중국산 마늘 긴급수입제한조치 연장 조사를 심의할 무역위원회에 대해 정부가 중국과의 외교.통상 문제만을 우려, 연장 불가 방침을 정해 압력을 넣어 기각토록 했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정부는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무역흑자가 연간 100억달러에 달하는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마늘 수입액은 1500만달러에 지나지 않아 훨씬 이익인만큼 중국의 비위를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속셈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농업을 단순한 산술적 가치만으로 비교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러면 이 나라 농민들은 죽든지 말든지 상관이 없단 말인가.
농심(農心)은 천심(天心)이다.
지금 그 농심이 분노하고 있다.
정부는 정녕 성난 하늘의 뜻을 거역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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