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취업의 계절, 무조건 취업은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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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준철 제주폴리텍대학 학장·논설위원>

제주도 고교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은 육지의 83%보다 약 10%가량 더 높다. 그러나 높은 진학률로 인해 우리 지역은 전국에서 청년실업율이 가장 높고 취업률은 가장 낮은 실정이다.

현재 청년층의 학력상승은 계속되고 있는 반면 이들의 취업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취업이 된다 하더라도 전공과 일치된 직장을 갖는 젊은이들의 비율은 매우 낮다.

한국고용정보원 발표에 따르면 직무와 전공 불일치도는 전문대학 졸업자의 30.7%, 4년제 대학교 졸업자의 21%로 전문대학 졸업자가 대학교 졸업자보다 불일치도가 높고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전문대학 졸업자의 경우 남성의 33.2% 여성의 27.9% 그리고 계열별로는 인문계열 졸업자의 55.1%가 전공과 업무가 맞지 않는다고 응답하였으며 인문계열 남성 졸업자의 60%가 전공·업무 불일치로 나타났다.

대학졸업자 역시 인문계열 남성 40%가 불일치로 나타났으며 여성도 35%로 상당수 졸업자가 전공과 관련 없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공·업무 불일치자의 경우 업무만족도가 낮아 잦은 이직을 하게 되고 이는 기업의 생산성 저하와 사회적 비용손실을 동반하게 된다.

청년실업자의 경우 당장 취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의 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적성과 흥미 그리고 장래를 고려하지 않은 취직은 결국 이직하거나 새로운 직업을 찾아서 처음부터 다시 노력해야하는 그리 달갑지 않은 결과로 연결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 제주폴리텍대학의 입학생 학력을 살펴보면 전문대졸 이상 고학력자 입학비율이 2006년 26%, 2007년 56%, 2008년 47% 그리고 2009년 52%로 나타났다.

고학력자의 입학이 증가하는 것은 청년실업이 늘어나면서 다시 기술을 배워 취업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청년실업은 개인적으로 실업의 불안감외에도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질수록 생애 총소득격차가 커지는 경제손실이 있고 또한 기업에서도 무조건적인 취업으로 전공·업무 불일치자를 채용했을 경우 바로 이직을 고려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성저하와 비용부담이 늘어나게 되는 이중적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진학 때부터 철저한 진로지도를 실시하고 개인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취업을 잘 하기위해서 스펙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중소기업은 쓸만한 인재를 찾고 있으나 사람이 없어 구인난을 겪는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구직난으로 고통을 받는다.

이러한 미스매치를 해소하려면 최소한 취업준비는 대학에 진학 할 때부터 취업을 고려한 전공의 선택 또는 전공을 살린 취업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청년실업 100만 시대에 소질과 적성까지 고려한 직업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전공을 살린 나만의 취업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지 않고서는 인생의 긴 항로에서 실업의 험한 파도를 헤쳐 나아가기가 쉽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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