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休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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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다.
휴가지 지역민은 휴가철에 되레 여가가 없다. 손님맞이 때문이다. 최고의 휴가지인 제주가 그렇다. 이맘 때가 되면 관광객을 위한 온갖 수발로 정신이 없다. 그래도 찾아온 손님이 즐거우니 함께 즐거울 수밖에. 이 또한 휴가일 것이다.
▲휴가는 근대 산업사회의 산물이다. 산업화가 이뤄낸 고도성장으로 생활이 풍족해지면서 가족단위 휴가가 시작됐다. 기업의 입장에선 근로자의 사기진작과 재충전을 위해서 필요했다. 유급 휴가를 실시하면서 업무 능률이 오르고 생산성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휴가의 프랑스어인 ‘바캉스’가 우리나라에 상륙해 보편화된 것은 1970년대 중반부터다. 농업사회였던 그 전에는 마을 사람 몇몇이 하루단위로 여름철에 냇가, 바닷가를 찾거나 인근 절을 방문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가족단위는 엄두를 못 냈다.
조선시대 때 휴가제도로서 일정부분 휴가의 격식을 차린 것은 사가독서(賜暇讀書)가 유일하다. 이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젊은 문신들에게 휴가를 줘 학문에 전념케 하는 제도였다. 오늘날 안식년제도와 비슷한 개념이어서 ‘바캉스’하고는 다르다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수려한 산천을 노래한 수많은 시작(詩作)은 관직을 버리고 낙향하는 선비가 이곳 저곳을 둘러보거나 공무로 관내를 시찰하는 과정에서 지어진 것이지 ‘휴가지에서 생긴 일’은 아니었다.
▲최근 일본 경제산업성이 휴가에 대한 달콤한 보고서를 냈다. 주 내용은 ‘유급휴가를 많이 가야 경제가 산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일본 전국의 회사원과 공무원들이 유급휴가를 모두 사용하면 레저 지출, 신규 고용창출 등으로 11조8000억엔의 경제효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따라서 일정기간의 연휴를 보장하는 ‘바캉스법’을 도입하고, 가족여행을 권장하기 위해 각급 학교에도 가을방학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웃나라 얘기로만 흘리지 말고, 우리 정부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외신들은 최근 지난달 월드컵기간 내내 열광적인 응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민에 대한 기사를 다루면서 “한국민은 특별휴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 이번 휴가 때는 월드컵의 흥분을 다시금 되새김해도 좋을 듯 싶다.
더욱이 너나 없이 하나가 됐던 벅찬 월드컵의 감동으로 지난 지방선거 때 있었던 씁쓰레함마저 달게 삼킬 수 있다면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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