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이 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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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이민 발걸음이 잦아들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 달에 1000여 건이 넘던 이민신청이 지난달에 세자리 숫자로 내렸다 한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7일까지 해외이주 신고를 한 이민희망자는 모두 828명으로 지난 4월 1011명, 5월 1135명 등보다 20~30%가 준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이주 알선업체들의 이민상담 건수도 평소보다 30% 가량 줄었다 한다.
한 이민알선업체의 경우 지난 5월까지 한 달 평균 1000여 건에 달하던 이민 상담이 지난달에는 600여 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너도 나도 한번쯤은 고민해봤음직한 이민이 요사이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뭘까.
한마디로 월드컵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 때문이다.
이민을 생각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유를 알아보면 거의 대동소이하다.
당리당략과 정쟁에만 매달리는 후진적인 정치상황에 대한 실망과 암울한 미래의 불안감이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을 게다.
이어 이 나라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자녀 교육문제가 이민 사유로 꼽힐 수 있다.
이러한 이민 사유들이 월드컵기간 대한민국이 첫 승, 16강, 8강, 4강이라는 4번의 신화를 창조하면서 눈녹 듯 사라지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붉은 악마의 뜨거운 열기는 남녀노소 할 것 없고 지역 간 계층 간 구분없이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들에게 정녕 이러한 저력이 있었는가 스스로 놀랐고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정녕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미국 이민을 결심하고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딴 한 공인회계사는 “월드컵에서 경험한 감동이 이민을 반드시 가야 한다는 생각을 무력화시켜 버렸다”고 말했다.
월드컵은 끝났다.
이제는 월드컵에서 얻은 자신감을 어떻게 일상의 활력으로 전환시키느냐를 생각할 때다.
그 자신감이 연속되지 않고 실망으로 바뀌어버린다면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전보다 갑절 이상 늘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에 이제는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위정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엊그제 방일 귀국보고 연설에서 “월드컵의 성과를 국운융성으로 연결해 발전시키는 포스트월드컵 운동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만은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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