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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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위주의 미국식 경영보다 가족적인 분위기의 일손을 추구하는 일본식 경영이 성공한다는 내용을 그린 영화 ‘강호’(Gungho.1986년 작)가 있었다.
미국의 소도시 해들리 빌에 있는 한 자동차공장이 도산 직전에 이르자 일본식 경영을 도입해 회사를 구한다는 게 줄거리다.
미국 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지고 일본이 호경기를 누리던 1980년대에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던 얘기다.
허나 1990년대 들어 일본 경기가 장기 불황에 빠지고 미국 경제가 살아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급기야 일본은 연공서열의 평생직장 개념인 ‘종신고용’을 포기하고 미국식 경영방식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평생직장이라는 일본식 경영의 대부격인 ‘마쓰시타’를 필두로 종신고용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우리의 경우도 최근 들어 ‘평생직장’ 개념이 많이 희석되고 있다.
외환위기라는 대외적 환경요인으로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직장인들이 평생직장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됐고 요즘 와서 더욱 심화되는 듯하다.
최근 한 헤드헌팅업체가 경력 3년 이상 직장인 1540여 명을 대상으로 이직 예상횟수를 조사한 결과, 평균 4.2회로 나왔다 한다.
‘평생 직장을 몇 번 옮겨 다닐 것으로 예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90% 이상이 3회 이상으로 응답했고 ‘한 번 직장은 평생직장’이라고 답한 것은 0.6%에 지나지 않았다.
이직을 생각하는 이유로는 더 높은 연봉을 찾아서(37%), 경력 관리를 위해(32%), 근무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12%) 등을 들었다.
대체로 직장경력이 오래되지 않거나 젊은층일수록 이직 의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기업들이 체질을 개선하듯 피고용인 입장의 직장인들도 직장에 대한 개념을 발빠르게 바꾸고 있다.
이제 직장은 구성원들 간 애정과 가족적 연대감을 바탕으로 하기보다 실력을 발휘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능력과 성과가 없으면 도태돼야 하는 싸움터로 변해가는 게 현실인 것 같다.
한 번 직장은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하거나 10년 이상 한 직장만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다소 멋대가리 없는 일일 수도 있다.
허나 세상이 그렇게 변해간다면 거기에 맞추어가는 것이 순리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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