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아빠>와 <부자남편>
<부자아빠>와 <부자남편>
  • 고경업
  • 승인 2002.08.1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초 ‘부자 되세요’라는 덕담이 유행하더니 지금은 ‘부자바라기’ 신드롬이 급속하게 사회로 퍼지고 있다.
10.20대 네티즌들은 대박을 노려 인터넷복권 구입 열풍에 빠져 있고 30.40대 직장인들은 ‘월급쟁이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에 ‘본업’과 ‘부업’을 함께 갖는 이른바 ‘투잡스족’이 되거나 직장을 버리고 창업전선에 나서고 있다.
전자복권, 문자 메시지, 온라인 카드 등 사이버 세상에도 ‘부자 콘텐츠’가 폭발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부자 아빠 주식형 펀드’나 ‘부자 아빠를 꿈꾼다’ 등과 같이 ‘부자’를 강조하는 광고도 잇따르고 있다. TV 드라마에서도 성공한 부자들이 우리 시대의 우상인 양 그려지고 있다.
가뜩이나 금전만능 풍조에 ‘부자 아빠’와 ‘부자 남편’이 능력의 척도인 양 사회 분위기가 흐르면서 가난한 아빠와 남편들은 부자가 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불어닥친 수시 해고, 계약직 전환 등 불안하기 그지없는 고용시스템이 불러들인 변화 탓이다.
돈만 벌 수 있다면 체면이고 염치고 벗어 던지는 것이 요즈음의 세태다.그래서인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등 부자 시리즈의 책은 계속 베스트셀러 대열에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부자로 키우는 말죽거리 초등학교’ 등 아이들을 위한 부자 되기 책 시리즈가 나오는 등 아이들에게도 ‘부자 신드롬’이 확산되고 있다.
성장시절에 배인 유교사상이 습관화된 노인들조차 요사이 의식이 바뀌어 은퇴를 하면 ‘화백’이 되느냐, ‘불백’이 되느냐에 신경을 쓴다고 한다. 즉 벌어놓은 돈이 많은 ‘화려한 백수’로 남느냐, 먹고 살기 넉넉지 못해 남들 보기에 ‘불쌍한 백수’가 되느냐로 지나온 인생이 판가름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부자란 반드시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사람이 돈을 좇아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이 사람을 좇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옛말에 세 동네가 망해야 부자 하나가 난다고 했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로 떼돈을 버는 사람이 있으려면 휴지가 된 주식이나 막차 탄 부동산으로 거액을 잃은 사람의 눈물이 따라야 한다. 돈이 최고의 덕목인 된 세상에선 ‘마음부자’ 되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