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요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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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전 탤런트 신신애씨가 ‘세상은 요지경’이란 노래를 불러 대히트를 쳤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산다/ 야이야이 야들아 내 말 좀 들어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 인생 살면 칠팔십살 화살같이 속히 간다 정신차려라 요지경에 빠진다….”
드라마에서는 주연급보다 조연급에 맴돌던 신씨가 어설픈 춤사위와 흥얼거리는 듯한 멜로디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이 노래 하나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 노래가 구전가요임을 감안할 때 예나 지금이나 세상이 요지경인 것은 매한가지인 듯 싶다.
다만 시대에 따라 요지경의 소재가 다양해지고 복잡다단해지는 정도인 것 같다.
요즘은 요지경 같은 일상사만을 골라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인터넷 사이트는 그날 그날의 사건.사고 중 ‘세상에 이런 일도…’ 같은 것들만을 골라 사이트에 띄우고 있다. 대충 보면 알몸 화상채팅 장면을 몰래 카메라에 담아 주부에게서 돈을 뜯어낸 ‘내 것 보여줄 게 너도 보여줘’ 이야기, 20대 여성이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계약 동거하자고 속여 수십 명의 골빈 남자에게서 1500여 만원을 갈취한 이야기, 차량을 훔쳐 타고 달아나다 전신주에 받혀 사망한 이야기, 생일 때 집에 오지 않았다며 홧김에 불을 지른 이야기 등 무수하다.
굳이 인터넷 사이트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요지경 세상의 소재들은 우리 일상에서 부지기수 쏟아지고 있다.
이 나라 정치권도 예외는 아닐 듯 싶다.
아니 오히려 정치권이 요지경 세상을 더 요지경으로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마늘 파동과 집중호우 피해 등으로 국민들이 아우성 치며 시름하고 있는데 강 건너 불 보듯 남의 일인 양 치부하고 오로지 연말 대선을 겨냥한 신당 창당이니 뭐다 하면서 정쟁에만 열중하고 있으니 말이다.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이라 했다.
태산이 떠나갈 듯 떠들썩했으나 정작 나타난 것은 생쥐 한 마리뿐으로 소리만 요란하고 결과는 보잘것없다는 속담이다.
헌데 이를 ‘서일필이 태산명동’으로 뒤바꾸어 써도 과히 틀리지는 않을 것 같은 작금이다.
군검찰에서 병역비리 수사를 했다는 의무부사관 출신 한 명에게서 비롯된 ‘병풍(兵風)’이 온 정치권을 벌집 쑤시듯 요란하게 뒤흔들어놓기에서다.
세상은 요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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