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이설(利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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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공항 수용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제주국제공항은 봄 관광시즌과 월드컵, 그리고 여름 성수기를 거치면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관광지로서 성수기와 주말에 몰리는 관광객들을 수송할 수 있는 대책은 특별기를 투입하는 일이다. 그런데 정작 공항수용능력의 한계로 특별기를 제한해야 하는 현실을 보면서 ‘국제자유도시’와 ‘국제관광도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제주공항은 활주로.고속유도로.주기장(駐機場).국내선 격리대합실 등 주요 시설과 공간이 부족하여 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를 최대 24편으로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공항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라 2005년까지 활주로 등 보강공사를 마치게 되면 시간당 30편을 이.착륙시킬 수가 있다고는 하나 늘어나는 이용객 증가 폭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공항의 중요성은 제주도가 섬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사실 항공 기술의 발달로 웬만한 악천후에도 항공기 운항이 가능하게 되면서 제주관광이 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악천후 때문이 아니라 공항수용능력 때문에 관광객들이 오지 못한다는 말이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언제까지 저 도시 구석에 박혀있는 비좁은 공항을 땜질식 확장으로 이용하려는지 안타까운 일이다.
가족관광객이 늘어나면서 단체관광객이 주류를 이루던 종전에 비해 지금은 가구당 여행인구가 배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내년부터 주 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주말마다 항공예약 전쟁은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사활을 걸고 전반적인 산업구조를 리모델링하려고 하는 제주도의 입장에서는 수송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의 공항을 이설하는 데 국가적인 공감대 형성을 고조시켜 나가야 할 때다. 공항 이설이 필요한 몇 가지 이유와 근거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국제공항으로서의 공간이 빈약하다. 국제자유도시 기능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인 자유무역지대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반환경조성과 투자환경의 조성이 무엇보다 선결과제다.
그러나 기존 공항이 가지고 있는 여분의 공간까지 합치더라도 장치 보관, 환적, 중계화물 등의 물리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둘째로 기존 공항으로 인한 교통 체증문제의 심각성은 앞으로 커다란 물류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기존 공항은 제주시 중심부에 위치하여 도내 모든 공항 출입차량이 제주시내를 관통하게 되는 결과를 빚음으로서 막대한 교통 체증을 유발시키고 있음은 물론 도시공간 이용성에도 역기능을 낳고 있는 형편이다.
셋째로 공항 인근 주민들의 끊임없는 소음민원은 관광발전 저해요인으로까지 이르렀다. 예컨대 건설교통부가 지난 4월부터 운항돼온 일본 하네다~제주 간 심야노선에 대해 주민들의 소음 민원제기로 운항 불허방침을 내렸다.
넷째로 항공기 이.착륙 안전사고로 인한 도심지 위험이 노출되고 있다. 건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제주공항에서 정상착륙 시도에 실패한 재착륙 사례가 국내 8개 주요 공항 중 가장 높은 84건을 기록해 도심지 위험은 물론 관광객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다섯째로 제주지역의 균형적인 관광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공항과 항만 등 관광거점이 제주시에 편중돼 있어 다른 지역이 상대적 빈곤감을 감수하고 있으며, 이러한 원인은 관광 경제권이 급속하게 제주시로 흡인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설 비용이 관건이겠지만 우리는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분명한 것은 언젠가는 공항 이설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때까지 치르게 될 지역적인 손실과 그 때부터 치르게 될 지역적.국가적 부담을 우리는 상기해 볼 필요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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