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 엇꿰는 자유도시
첫 단추 엇꿰는 자유도시
  • 김경호
  • 승인 2002.08.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작이 반(半)이라 한다. 그렇다면 10년 계획의 제주국제자유도시 사업도 이미 절반은 못 돼도 ‘반의반’쯤은 됐어야 옳다. 그럼에도 국제자유도시는 출발부터 삐걱거린다. 시작이 반이란 말도 첫 단추가 제대로 꿰어졌을 때 얘기지 그것부터 엇꿰이면 절반은커녕 후퇴하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제정 공포된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만 해도 그렇다. 시행 1년도 되기 전에 법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영종도.송도.김포 등의 경제특구 추진에 충격을 받은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말 확정 목표였던 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은 벌써 두 달이 거의 지나도록 표류 중이다. 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조속히 확정될 것 같지가 않다.

당초 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특별법에 의한 종합계획을 6월 말까지 최종 확정키로 하고 지난 2월 안(案)을 마련, 도의회 동의를 얻어 5월에 정부 심의에 돌렸었다.

그러나 교통부와 총리실 국제자유도시추진기획단이 제주도안에 이견(異見)을 보이면서 일이 꼬이고 있다.

부분적으로 보완이 불가피하다며 계획안 수정을 제주도에 요구한 것이다.

제주도가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제대로 꿰어진 첫 단추를 엇꿰게 하는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첫 단추가 잘못된 것만은 분명하다.

제주국제자유도시 첫 출발이 이 모양이 되자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도 정부 예산 확보다. 최소한 7월 이전에 계획이 확정되어야 2003년 자유도시 총 투자액 3조1374억원 중 국비 부담분 9290억원을 정부 예산에 반영할 수가 있다.

하지만 제주도는 정부의 요구로 지금이야 종합계획안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으니 정부의 최종 확정 때까지 얼마만한 시일이 더 걸릴 지 예측하기 어렵다.

혹시 9월중으로는 종합계획이 확정될지 모르나 그렇게 되면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한 예산 반영에 필연코 차질을 빚을 것이다.

제주도 당국자는 “각 실.국별로 예산 절충을 하고 있어 종합계획 추진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게 결코 낙관만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는 하루 빨리 계획안 수정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예산 절충에도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국비지원 문제는 누구보다도 계획 확정을 늦춘 정부가 책임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