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知彼知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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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충격적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4일 부산 사격장 화재사고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하토야마 일본 총리에게서 처음 듣게 된 사건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사고 당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이었다. 이 대통령은 그날 한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하토야마 총리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한다.

바다 건너 일본 총리가 알고 있는 참사 소식을 정작 사고가 터진 국가의 대통령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자기 집에 불이 난 소식을 이웃한테 전해들은 격이다.

외교적 결례도 큰 문제이지만 청와대의 정보 보고 체계가 이렇게 허술하기 짝이 없다니 민망하고 창피하다.

▲흔히 현대의 경쟁시대를 일컬어 정보전(情報戰) 이라고들 말한다.

정보를 다룰 줄 아는 자가 경쟁에서 이기고, 정보에 무지한 자는 패한다는 의미다. 정보는 생존을 위한 보도(寶刀)인 셈이다.

정보전 하면 동서고금을 통하는 제1의 묘법이 있다.

손자병법에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말이 그 것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정확하게 상대방과 나의 강점과 약점을 알 때만이 전쟁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 말이 통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

그만큼 정보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일본 바둑계의 대기사(大棋士)였던 후지사와 명예 기성(棋聖)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엄청난 술꾼이었다. 그러나 기성전 도전 시합이 있게 되면 수개월 전부터 술을 끊었다. 그러고선 도전자의 기보(棋譜)를 200국 이상 수집하여 정보 분석에 들어갔다. 그 결과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기성 타이틀을 5번이나 차지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정보전이 한창이다.

2010학년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합격의 끈을 잡기 위한 노력을 일컬음이다. 그러나 수능 성적이 발표되기 전에 정보의 홍수를 겪게 되면 수험생이나 학부모 모두 당혹스럽다.

정보의 옥석을 가려내는 지혜가 더 없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럴 때 기본으로 돌아갈 일이다.

‘지피지기’는 예나 지금이나 경쟁력을 갖춘 지혜다.

<김범훈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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