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없는 스포츠 메카
관중없는 스포츠 메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2000년 들어 제주에서 각종 국제.전국 규모의 대회가 잇따라 개최되면서 제주를 ‘스포츠 메카’라고 한다.
올 한 해 현재 제주에서 열리거나 개최될 예정인 국내외 대회만 하더라도 60개 이상 되고 있다.

지난 2일 끝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공식 투어인 CJ나인브릿지골프대회를 비롯해 2003 아시아유도선수권대회, 한.일청소년축구 평가전 그리고 코리아오픈탁구대회 등 국제대회만 하더라도 올해 23개 대회가 열렸다.

그리고 전국대회는 전국소년체전 그리고 제주도지사배 전국주니어골프대회와 동호인골프대회 등 37개 대회가 제주에서 치러져 사실 제주는 스포츠 메카인 동시에 스포츠 천국으로 불릴만큼 다양한 스포츠 행사가 펼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따지고 보면 한 달에 5개 대회 정도가 열리고 있는 셈이여서 스포츠 메카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 메카라는 명성답지 않게 경기장 관중석은 텅 비어 있어 솔직히 말해 ‘관중 없는 스포츠 메카’라고 할 만하다.

사실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들의 입장에선 관중이 있고 없고 차이가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느냐 못 하느냐 하는 문제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관중들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제주에서 열리는 각종 국제.전국 규모 대회는 관중은 없고 선수들만이 벌이는 잔치로 끝나고 있는 실정이다.

대회를 유치한 가맹경기단체는 관중을 끌어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지난해 한.일월드컵 축구대회나 국가대표 축구 대항전을 제외하고는 관중이 거의 없었고 최근에 끝난 한.일 청소년축구대회는 1만7000여 명의 관중이 찾아와 그나마 체면을 세웠다.

이는 관중 동원을 위한 표 강매도 있었겠지만 한.일 전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인기 종목이라는 점에서 관중들이 저절로 경기장을 찾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주가 스포츠 메카라고 자부하기 위해서는 도민의식 변화와 함께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어야 할 듯싶다.
얼마 전 끝난 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처럼 도.시.군이 정책적으로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와 협조를 한다면 그나마 경기장 분위기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고 멋진 국제 및 전국 규모 대회를 유치한다 해도 도민이 경기장을 찾지 않는다면 동네 체육대회보다 못한 행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유럽의 경우 각종 국제대회가 열리면 유료인데도 관중들로 경기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그런가 하면 가까운 일본만 해도 전지훈련 온 팀을 위해 해당 지역에서는 음식을 제공하거나 응원단을 조직해 경기장을 찾음으로써 다시 그 지역에 전지훈련을 오도록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들은 그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있지만 스포츠를 즐기고 보는 맛을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리네 현실은 어쩌면 바쁜 일상생활 때문에 스포츠를 볼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축구 국가대표 대항전 외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

사실 축구 국가대표 대항전 외에 대부분의 국제대회는 무료 입장이며 경품까지 내놓고 관중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그것마저 외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국제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 가맹경기단체의 경우 관중이 없어 맥이 빠지는 것은 물론 다시 대회를 유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국제연맹이 관중없는 제주도에서 대회 개최를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제주관광과 곧바로 연결돼서 스포츠관광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져 지역경제에도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

따라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스포츠산업 육성을 위해 관중 동원차원에서 도.시.군은 물론 관광협회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술이 요구되고 있다.
각종 국제대회 개최시 관광상품 개발과 함께 생활체육과 연계해 관중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실제로 CJ나인브릿지의 경우 전날 끝난 제주시 주최 돌이.멩이골프대회에 참가했던 동호인들이 갤러리로 대다수 참석한 것을 보면 생활체육과 연계할 경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진정 제주가 스포츠 메카로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각종 대회가 선수들만의 잔치가 아닌 관중과 선수가 함께 어우러지는 스포츠 축제가 돼야 할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