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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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에게 신의가 없다면 나라가 바로 설 수가 없다.

공자는 정치에 대한 제자 자공의 질문에 대해 “먹을 것을 풍족히 하고 군대를 충분히 기르며 백성들에게 나라에서 하는 일을 믿게 하는 것이다.”라고 정리한 바 있다.

공자는 이어 3가지 가운데 꼭 버려야 한다면 무엇을 버려야 하느냐가 묻자 먼저 군대를 버리고 두 번째 먹을 것을 버려도 되나 백성의 신망을 잃으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백성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동서고금의 어떤 권력도 제대로 유지될 수 없음을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공자의 정치에 대한 안목은 지금도 유효하다.

최근 세종시를 둘러싼 이명박 정부와 충청지역 국민들간 첨예한 갈등이 벌어지더니 급기야 전라도와 경상도 국민들로까지 그 대립선이 확장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전 참여정부가 추진한 행정중심복합도시가 현 이명박 정부에서 부정되고 새로운 도시모델을 모색하고 있으면서 촉발됐음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세종시로 이름 붙여진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수도권의 과밀을 막아 도시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빈사상태의 지방의 균형발전을 모색하는 상생의 차원에서 추진된 국책사업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해 만들어지는 혁신도시가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 지고 있고 기업도시도 이같은 구상에 따라 배치되고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의 건설이 수도분할로 규정짓고 행정의 비효율성과 자족기능의 부족을 꼽으며 대학과 기업을 유치해 조성하는 경제교육도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그런데 세종시의 수정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가 행정부처의 이전대신 기업과 대학을 유치하기 위해서 기존의 정책을 뛰어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미끼를 내놓으면서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유탄을 맞은 곳은 과학비지니스 도시를 비전으로 추진하던 충청과 대구지역이고, 대기업 유치 성사단계에 있던 충청과 부산, 전라도지역이 갑자기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더욱이 제주도인 경우 논란을 빚고 있던 영리병원도입이 세종시에도 추진될 전망이어서 제주도에 영리병원이 허용되더라도 효과는 반감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방에서는 세종시 블랙홀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현재 추진중인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마저 세종시처럼 무산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세종시는 기업도시가 아니며 기존의 지방발전정책인 혁신.기업도시는 그대로 추진될 것이고 5+2 광역경제권 정책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이 정도면 백성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국가 위기상황이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세종시 추진과 관련, 수도이전 보다 수도분할이 더 나쁘다며 탱크라도 동원해 막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은 또 대선 후보시절 세종시의 원안추진을 약속했고 대통령 당선후에도 최근까지 이 공약의 이행을 약속한 바 있어 충청지역 국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배신감은 더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군신이 불신하면 백성은 비방하고, 정권이 안정될 수 없다. 관료들이 불신 당하면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고, 서로를 가볍게 본다. 상벌이 불신되면 서민은 법을 어기기 쉽고, 다스릴 수가 없다. 교우가 불신하면 서로 원망하며 떠나듯이, 백성들이 믿음이 없다면 나라가 설 수가 없는 것이다. `

<강영진 정치부장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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