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한(忙中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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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은 항상 깨달음을 생각할 것이니 온 세상의 모든 중생이 부처로 보이겠지만, 돼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단지 배불리 먹으려는 생각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에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일 뿐이다.

생각해 보니 말이 좋아 정치자금이지, 일종의 먹이인 돈 앞에서 오직 먹이만을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비록 입으로는 개혁을 부르짖는다고 하더라도 돼지들이 하는 행동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선한 사람일 것이고, 내가 아닌 남을 모두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이가 들면서 남을 원망하고 비난하기보다는 먼저 상대를 이해하고 긍정하고자 한다면 나도 이제 약간은 선한 사람의 대열에 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소위 세상을 열심히 살거나 출세한 사람들이 많은 경우 공격적인 사고를 가졌다고 할 것이다. 그들은 남에게 없는 것을 가지려고 노력하며, 남보다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그의 머리 속에는 오직 ‘남보다’라는 말만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하고자 하는데 남이 못하게 하면 원망하고, 나만 잘하려고 남의 행동을 통제하기도 하는 등 모든 것에 대해 남보다 비교우위에 서고자 하기 때문에 나보다 잘난 남을 미워한다.

요즈음 뉴스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의 이야기는 우리를 병들게 한다.
‘나는 절대 한푼도 받은 적이 없다’거나 ‘책임을 져도 내가 질 일이지 그저 심부름만 한 사람이 구속될 일은 아니다’고 하다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하나씩 인정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모든 진실을 밝히고 국민 앞에 거짓의 옷을 벗자.

그리고 사면할 사람은 사면을 하자’고 하는 사람도 모두가 거짓과 변명에 남다른 재주를 가진 정치인들일 뿐이다. 다른 사람에 비해 나는 덜 먹었으니 나는 괜찮은 것은 아니다.

그저 오십보 백보일 뿐이다. 날마다 신문들은 그들의 거짓말과, 그리고 출세하기 위해 남을 등쳐먹는 작태 등을 뉴스랍시고 대서특필한다. 학교에서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정직하게 살도록 가르치지만, 사회는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 출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어찌 나라고 한때 남아연(男兒然)하여 짧고 굵게 살고자 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이제는 착하고 가늘며 길게 살고 싶다. 한탕하여 한때 떵떵거리고 살다가 발각돼 만신창이가 되느니 남들의 눈에 보이지 않아 못난 듯 살더라도 마음 편하고 오래도록 살고 싶다.

아무리 화려하게 살아도 죽음에 이르러서는 결국 아무것도 없다. 현대의 정몽헌이 그렇고, 미국의 레이건이 그렇다.
요즈음 나는 무척 바쁘다. 당장 이 글도 써야 하고, 강의내용을 녹음해 사이버 공간상에 올려주어야 하며, 혹 시간이 있으면 술도 먹어야 한다. 어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는 생각을 깨고 밤늦게 잤음에도 새벽에 일어났지만, 그래도 시간이 부족해 회원들과 약속한 한라산 산행에 참가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얼마 전에도 합천 해인사에서 하룻밤을 자고 7시에 가야산 산행을 시작해 가을 산을 올랐는데, 어제도 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 산행을 결정했다.

사실 내가 산에 오르는 것은 건강만을 위해서 하는 일은 아니다. 스트레스나 남을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내 마음이 병들어 가니, 모든 것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간다. 잠시 일상을 벗어나 있으면 아무 생각이 없다.

그저 오가다 만나는 사람에게 수고한다는 말을 건넬 뿐이고, 걷기도 힘들 것 같은 어린애들이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어렵사리 오르는 것을 보고는 ‘힘내거라’라고 말을 건넬 뿐이지만, 화장실에 앉아 더러운 것을 버리듯 미운 사람도, 아는 것도 모두 지워버릴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도 간혹 가서 버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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