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정치엔 수사가 仙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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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송광수 총장과 안대희 중수부장 팀은 중병으로 사선(死線)을 헤매고 있는 ‘정치(政治)’라는 이름의 거대한 괴물을 수술하기 위해 준비를 거의 완료한 듯하다.

이미 진단이 끝나 이제 막 사정(司正)의 대수술을 하려고 메스를 든 격이다. 이번에야말로 쾌도난마(快刀亂麻) 식으로 환부를 도려낼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는 모양이다.

대검의 이런 처방 때문일까. 탁효(卓效)가 나타나는 느낌이다. 최돈웅 의원의 SK비자금 100억원 수수 혐의 등으로 궁지에 몰린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최근 회심의 정치 개혁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최 대표의 정치개혁안은 한마디로 획기적이다. 지구당 폐지하겠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기업 돈 절대 안 받는다, 전국구 후보 돈 공천 안 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정당연설회와 합동연설회 폐지한다는 것 등이다. 정말로 국민들이 평생을 두고 듣고 싶어 하던 얘기들이다.

최 대표가 이렇게 나오자 역시 대선자금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상수 의원 소속의 열린우리당도, 민주당도, 자민련도 가만히 있고는 못견뎠을 터였다. 그래서 이들 3당 원내 총무와 정책위의장들도 한나라당과 회동을 갖고 몇 가지를 합의했다. 내년 총선 전 지구당 폐지, 선거 완전 공영제, 중앙당 축소 등이 그것이다.

말하자면 돈이 안 드는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정치자금을 줄 필요가 없고, 정치인들 또한 그것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다.
이러한 정치판의 변화는 검찰의 정치자금 강경 수사로 나타난 약효(藥效)다. 만약 검찰이 미적미적 했다면 정치인들에게 그런 약효가 있을 리 없다.

썩은 정치에 대한 특효약이자 선약(仙藥)은 비록 쓰더라도 수사에 의한 엄벌밖에 없다. 특히 검찰 수사가 성역이 없고 강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중태에 빠진 ‘썩은 정치’에는 약효가 탁월하다. 검찰 수사의 강도와 부패 정치 치료는 정비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나라당.민주당.열린우리당 할 것 없이 계좌 추적할 일이 있으면 철저히 추적해서 내막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그래서 퇴출시킬 정치인은 이 기회에 퇴출시켜야 한다.

정치자금 수사는 경제계에도 약효가 크다. 정계로 들어오는 몇 10억원 몇 100억원을 차단, 근로자들을 위해 쓰면 노사가 편안하다. 내수용 상품 생산에 쓰면 국민들이 싼 물건을 살 수 있어 즐겁다. 수출용 상품 생산에 쓰면 경쟁력 강화로 외화벌이에 도움이 된다. 역시 검찰의 정치자금에 대한 고강도 수사는 경제계에도 보약이 될 수 있다.

대검은 중태의 ‘정치’를 수술함에 있어 정당들이 아닌, 국민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는 길로 가야 한다. 그러할 때 분명 정치자금 수사는 정치.경제 모두에 선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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