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 틈서리/늦가을 햇살 한 줌에/철모르는 제비꽃이 피었다//차마 돌아설 수 없어/꽃잎에 들어 윙윙윙 대는/꿀벌 한 마리//저건 시방/사랑의 몸짓이 분명하다//애인이여, 우리도/늦가을 햇살 한 줌을 만나/철모르는 꽃을 피우기로 하자.’-구재기씨의 ‘늦가을에’에서.
성읍에서 성산으로 빠지는 길목에 있는 알프스승마장 입구로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가면 오름으로 통하는 문이 나오고, 그 문을 들어서면 과거 마소에게 물을 먹이던 돌을 쌓아 만든 급수대가 서 있다.
비스듬히 능선을 따라 오르며 아직도 남아 찬바람에 나부끼는 억새를 보다가 질리면 사방에 산재해 있는 오름을 호명해 본다. 모지오름, 장자오름, 새끼오름, 따라비오름, 대록산, 소록산, 개오름, 백약이, 좌보미, 동검은이….
표고 326.4m에 비고 176m밖에 안 되지만 면적은 133만8920㎡나 되며, 유서 깊은 성읍민속마을을 듬직하게 지켜온 마을의 수호신이다. 나무와 풀밭, 바위, 들꽃, 게다가 오름 이름에 걸맞지 않게 애달픈 사랑의 사연을 담은 전설도 있다. 햇볕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토요일 오후에 집을 훌쩍 떠나 오름에 오르고 성읍민속마을에 들르면 좋다.
가이드 홈페이지 www.ormorm.com.
연락처 016-698-1948.
<제주상고 교사.오름오름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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