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 주차제’ 우선 무료로
‘거주자 주차제’ 우선 무료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주택가 이면도로를 거주자 우선 자동차 주차지역으로 지정하려는 제주시의 방침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제주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이면도로 1~2곳을 인근 거주자 우선 주차지역으로 지정해 시범 운영한 뒤 5년 안에 시내 전역으로 확대해 불법주차 행위를 바로잡기로 한 것이다.

주차난이 가속화하면서 제주시내 대부분 이면도로가 불법주차장화한 지 이미 오래다. 가뜩이나 좁은 골목길이 양면 주차로 인해 차량 소통이 어렵고, 보행자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제주시의 ‘거주자 우선 주차제’ 도입의 타당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일정액의 주차료를 받고 주차권을 부여하려는 방침에는 문제가 있다.

제주시는 인근 주민이 아닌 다른 곳 주민들의 불법주차 행위를 막기 위한 조치라지만 명분에 불과하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낮 시간대 주차라면 모를까, 야간에 다른 지역 주민들이 남의 주택가 이면도로에 차를 세워 둘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제주시는 주택가 이면도로까지 사실상 유료 주차장화하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거주자 우선 주차제의 목적이 인근 주민들에게 우선 주차공간을 제공하려는 데 있다면 주차료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옳다.

더군다나 제주시는 야간에 동사무소별로 주차단속 요원을 파견해 불법 주차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한다. 인근 주민이라도 매달 주차비를 부담하지 않을 경우 주차할 수 없도록 단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미 서울시가 시행 중인 제도라고는 하나 주민소득 수준이 크게 뒤진 지방도시 주민들에게까지 똑 같은 제도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제주시는 대부분 다른 지방도시들이 이 제도를 도입한 뒤 충분한 기간을 두고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지역 실정을 감안하지 않고 주민들의 뜻을 존중하지 않는 지방자치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가 될 수 없다. 남이 한다고 무턱대고 따라가다가는 화(禍)를 자초하기 십상이다. 제주시는 우선 무료 주차제를 실시한 뒤 장기적으로 유료화해 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러잖아도 주민들은 늘어나는 지방세 부담에다 각종 사용료 인상과 과태료를 강화하는 지자체 행정에 피곤증을 느끼고 있다. 제주시는 주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도 주택가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